“번개회동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기획… 중국 자극시키지 않으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의 당사자들이 사전에 ‘기획된 회동’이 아님을 강조하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일 진행된 천지TV의 보이는 라디오 ‘박상병의 이슈펀치’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판문점 회동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이번 판문점 회동에 대해 “번개회동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기획”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5시간 만에 응답한 점, 중국의 반응 등을 고려해보면 기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른바 ‘판문점 번개회동’ 제안이 트위터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을 지목하고 “(지난달)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당시 ‘한반도 비핵화에 역할을 하겠다’고 한 마당이어서 트윗 내용에 대해 중국과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면) 5시간 만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시간 만에 응답이 나왔다는 것은 중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이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갑작스럽고,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그렇게 느끼도록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미국, 북한 모두 사전에 기획되지 않은 회동임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중국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오래 전부터 (판문점 회동을) 기획했다고 하면 중국을 가지고 노는 것이 된다. 21일 시진핑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은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시진핑은 속은 것이 된다”며 “중국의 신경을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번개회동’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 초청 의사를 전하고, 김 위원장이 흔쾌히 수락한 것과 관련해 미국 대선과 대북제재 해제라는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교수는 “트럼프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강하다. 이익이 되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성사시킨다”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워싱턴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임팩트가 있어야 미국이 제재를 풀 수 있다. 평범한 만남으로는 제재를 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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