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경제문제는 정부소관이 아닌가
[정치칼럼] 경제문제는 정부소관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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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산업통상부의 수출입동향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출이 작년 동기간에 비해 13.5% 줄었다. 작년 12월부터 줄어드는 수출이 좀처럼 주름을 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70%가 넘어서는 이상 지속되는 수출 감소는 우리 경제의 비상상황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주요경제지표들의 그래프가 마이너스를 그리고 있다. 진폭도 점점 넓어진다. 여기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에 수출될 물량이 줄어든 탓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 산업이 전력질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돌발변수가 하나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에 소요되는 필수소재에 수출규제를 선언했다. 먹통이 되어버린 한일외교가 경제보복으로 다가섰다. 일본은 한·일간 제자리를 반복하는 과거사 문제를 기술 특화된 소재를 투입하여 겁박을 시작했다. 우리 경제가 가쁜 숨을 고르고 있는 타이밍에 급소를 누른 것이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이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정부는 1일 일본의 대한수출규제에 눈만 껌뻑이다 산업부를 내세워 총대를 메게 했다. 정부는 별도의 입장이 없고 관련부처가 대응한다는 내부정리라고 한다. 상황이 복잡해 보이면 한발 뒤로 빼고 관망하다 관련부처를 들이밀어 조정하고, 성과를 내면 달려들어 목소리를 높이는 정부의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실 정부는 방관자였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집중하며 이미 합의된 문제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이를 해결하고 책임지지 않으면 다른 문제들에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에 첨예한 문제들에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고 소관부처의 일이라는 명목으로 한일관계의 악화를 방치했다. 때문에 일본은 한국을 패싱했고 우리와 연결된 일본의 관계들은 소원해졌다. 유사시 최악의 상황을 막아줄 수 있는 라인들이 없어졌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국내기업들은 얼어버렸다. 우리 정부는 일본정부와 각을 세우지 않으려고 시선을 피했다. 일본의 정부가 나서는 일에 우리 정부는 시선을 피해서야 되겠는가. 우리 정부도 앞에 나서서 기업의 백그라운드가 되어야 한다. 정치가 영역을 넘어서 경제를 겁박하는 상황이다. 지금껏 나서야 할 자리에 나서지 못해서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또 같은 방법을 되풀이한다면 여지없이 일본에게 완패할 것이다. 겨우 외교부에서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산업부에서 국내법과 국제법에 호소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왔던 가장 기본적인 틀이다. 이 방법 모두 일본에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또 법에 호소하는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 동안 감당해야하는 피해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주인이 주인행세를 못하면 주인자리를 빼앗기기 마련이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형벌법이 있다. 상응보복법으로 피해를 당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전면에 나서서 상응하는 제재를 취하고 라인을 총 가동하여 일본이 스스로 규제를 철회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감정싸움이 되기 전에 정부가 나서고 양국의 정상이 만나 깊어진 골을 아우러야 한다. 일본과 우리의 관계는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패인 골만큼 정치·경제적 관계도 복잡하다. 때문에 으르렁대지만 협력하면서 긴 시간을 이어왔다. 미·중 무역분쟁을 지켜보았지만 깊어지는 싸움은 양국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은 비효율적인 소비를 감당해야 한다. 한일관계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역에 시작의 이유를 보면 서로 다른 자원과 능력을 가진 나라가 있기 때문에 각각의 비교우위에 특화해 거래하는 것이 이익이 됐기 때문이다. 문제를 피하지 말고 맞서서 풀어내야 내 것이 된다. 똑같은 실수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더 큰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면 지금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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