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의회. ⓒ천지일보 2019.6.29
기장군의회. ⓒ천지일보 2019.6.29

기장군 “개청 이래 초유의 사태”

군 “자칫 국제적 망신 당할 위기 처해”

“군의회 두고 ‘봉숭아학당’이다 할 정도”

“군의원 ‘공공의 적’ 되지말고 소신 있어야…”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기장군민들의 숙원사업인 ‘빛·물·꿈 교육행복타운(꿈의행복타운)’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정관읍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펼쳐 ‘주민소환제’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기장군의회는 제239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군의회는 지난 27일 열린 예결위에서 가결된 2019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수정안에 대해 무기명 투표 결과 4: 4로 부결됐고 기장군은 물론 기장군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앞서 군은 지난달 30일 2019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해 제출했다. 이에 군의회는 제239회 정례회 기간 중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추경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이를 뒤집고 전액 삭감시킨 군 의회를 두고 기장군은 “예산 전액 삭감은 기장군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전액 삭감된 예산은 꿈의행복타운 70억원을 비롯해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4억 2900만원, 미세먼지 저감사업 5억원, 폭염대비 쉼터조성 1억원 등 총 13개 항목 110억여원이다.

무엇보다 기장군은 오는 8월 말 개최 예정인 제29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의 운영비 및 홍보 예산 부족으로 공들여 준비해온 행사가 자칫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017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모습. (제공: 기장군) ⓒ천지일보 2019.6.29
2017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모습. (제공: 기장군) ⓒ천지일보 2019.6.29

지난 28일 오전 10시부터 제239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속개됐다.

이날 민주당 우성빈 의원은 예결위가 지난 27일 가결한 2019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에 대해 ▲사업에 관한 공청회 등 충분한 여론조사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 ▲실시설계도 나오지 않은 점 ▲꿈의행복타운 70억원의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수정안을 내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홍보예산 역시 당초 예산보다 120%에 달하는 금액을 추경에 올린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도 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대군 의원 “주민설명회는 읍·면사무소에서 한 것으로 들었다. 복지시설이 필요해 충분히 주민의 동의를 얻어 준비해온 사업인 것으로 안다”며 “학생들의 생존 수영이 절실한 가운데 사업을 빨리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고 수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홍보비 역시 하반기에 기장으로서는 큰 규모의 신규 사업이 있기에 지난해보다는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해 추가로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성경미 의원 역시 “박우식, 맹성자 의원 등은 지난해 ‘꿈의행복타운’ 추진에 대해 빠른 진행을 촉구했다”고 주장하며 “특히 맹 의원은지난 12일 ‘올해 안에 70억 모두 소진하게 되면 예산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지적하며 의원으로서의 일관성 없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맹성자 의원은 “본 예산에 올라와야 할 사안이 추경에 올라온 부분을 지적한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물으며 “실시설계도 안된 사항에서 올라온 예산은 인정할 수 없다”고 답하며 팽팽히 맞섰다.

2회 추경에서도 예산이 삭감되자 실무를 맡은 기장군 2030기획단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30기획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쯤에 집행될 금액이기에 본 예산에 예산을 편성해 놓고 조기 집행하지 않는다고 문제시 될 수 있어 추경에 올린 것이라고 의원에게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경제성검토, 설계기술심의, 조달철 원가계산검토 등을 곧 마무리하고 8월 초에 발주, 9월에 실제 착공할 예정이었는데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 차질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2018년 8월에 용역을 착수해 지난 6일에 착공을 하려고 했으나 큰 공사(꿈의행복타운)고 주민이 이용할 시설이기에 수십차례 충분한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 반영 등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소요돼 2개월 정도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맞지 않다. 이미 여러 차례 자료를 제출해 충분히 설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기장군 정관신도시 꿈의행복타운 건설추진 이태호 주민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부산시당을 찾아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제공: 주민대책위) ⓒ천지일보 2019.6.29
지난 18일 기장군 정관신도시 꿈의행복타운 건설추진 이태호 주민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부산시당을 찾아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제공: 주민대책위) ⓒ천지일보 2019.6.29

한편 이날 기장군의회는 예산안 수정안 의결 등 지난 27일 예결위 결정에 대해 3번의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찬·반 결정을 두고 매끄럽지 못한 의정 운영이 이어졌고 5분간 정회가 이뤄지는 등 미숙한 의정 운영에 주민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한 주민은 “‘생계정치’ 하지 말고 ‘생활정치’ 하라”며 “주민들 모아놓고 찬·반 결정도 제대로 못해 정회하는 의회는 기장군의회밖에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기장군민들이 군 의회를 ‘봉숭아학당’이다 할 정도다”며 “주민들은 경제가 어려워 상가 문을 닫는 심각한 수준인데도 오히려 정관읍 지역구 군의원들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대해 명확한 이유 없이 반대하는 실정에 배신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날 본의회에 참석해 회의를 지켜보고 있는 최택용 기장군지역위원장에 대해 “기장군민들은 정말로 정신 차리고 뭉쳐야 할 것 같다. 기초의회는 생활 정치하는 곳인데도 의정에 관여하는 지역위원장의 횡포는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지역위원장이 군의회에 압력을 넣고 당론 운운하며 군의원이 소신 있는 의정을 펼치지 못하도록 심각하게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의 손으로 뽑은 군의원이 지역위원장에 휘둘려 소신있게 결정도 못 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서명운동을 통해 ‘주민소환제’를 펼쳐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4월 22일 기장군의 한 군민이 ‘정관 빛·물·꿈 교육행복타운 조성’ 건립 발목 잡는 더불어민주당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은 각성하라’ ‘민주당 황운철·우성빈·박우식·성경미·김혜금의원, 한국당 맹성자 의원은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9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 4월 22일 기장군의 한 군민이 ‘정관 빛·물·꿈 교육행복타운 조성’ 건립 발목 잡는 더불어민주당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은 각성하라’ ‘민주당 황운철·우성빈·박우식·성경미·김혜금의원, 한국당 맹성자 의원은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9

민주당의 한 핵심 인물은 “지역위원장은 지역을 관리하는 것이 일인데 군의원의 정치에 관여하고 조정하는 것은 ‘월권행위며 갑질’이다”면서 “기장군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군의원들이 소신 있게 살피고 결정하도록 해야 함에도 지역위원장이 ‘당론으로 규정한다’ 지시하고 의원들을 압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구시대적인 정치며 적폐를 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군민의 손으로 뽑은 군의원들이 눈치만 보고 소신 있는 정치를 못 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면서 “민주당 군의원들은 군민들에게 ‘공공의 적’이 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군민을 위해 소신 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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