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7일 경상남도청 직영 운영식당 점심 메뉴에서  나온 ‘이물질’의 모습. ⓒ천지일보 2019.6.28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7일 경상남도청 직영 운영식당 점심 메뉴에서 나온 ‘이물질’의 모습. ⓒ천지일보 2019.6.28

‘10㎝ 비닐’ 출현했는데 “위생 문제없어”
“해당 식당 최종 책임자는 김경수 지사”
구청관계자 “28일 도청 식단 점검 한다”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김경수 지사가 연가를 낸 27일 경남도청 직영 운영식당 점심 메뉴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가로*세로 약 10㎝ 크기의 ‘비닐’이었다.

경상남도는 식품 위생과 안전으로 민감한 여름철, 시민들도 간혹 이용하는 직원 식당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지만, 위생 상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리과정에서 불상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경남도청 구내식당은 도청 자체 운영식당이다. 도청 공무원, 경남지방경찰청 공무원, 일반인 등 하루에 1700여 명 이상이 밥을 먹는다. 도 식당에는 30대 영양사(공무원) 2명과 조리원(도청 무기계약직)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20분이 조금 넘은 시각, 본지 기자는 점심을 먹기 위해 경남도청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점심 메뉴는 흰쌀밥, 닭죽, 부침개, 고추와 생양파, 된장, 도토리묵 무침, 깍두기 등이었다. 밥과 도토리 묵무침을 식판에 담아 자리에 앉았다.

식사하던 중 얇은 비밀 막 형태가 도토리묵 사이에서 보였다. 젓가락으로 끄집어내자 길게 끌려 나왔다. ‘비닐’이었다. 그 모양이 도토리묵과 잘 버무려져 ‘비닐’을 삼켰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음식에서 ‘이물질’ 나왔지만 신선?
도 관계자는 식사 도중에 ‘이물질’이 튀어나와서 무척 놀라지 않았느냐고 말을 하면서도 식자재만큼은 신선하다고 자부했다.

경남도청 구내식당은 식자재와 식단 납품과 검수 등은 영양사가 관리한다.

도 관계자는 “매일 도청식당을 오가며 수시로 점검한다”라고 했지만, 형식적인 점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식자재가 신선해야 배탈이 나지 않는다면서 식자재검수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매일 아침 영양사는 식자재 납품을 받아 확인한다”라고 했지만, 이물질이 나왔다.

관계자는 “자신들도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먹지만 이날 행사가 있어 외부에서 먹었다고 했다. 도청에서 방역하는 것 외에 별도로 회충 방지회사에 맡겨 한 달에 한 번씩 도청 식당 전체를 방역하고 있다”라고 했다.

경남도청 전경.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19.6.28
경남도청 전경.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19.6.28

◆경남도청 구내식당 총 책임자는 누굴까
해당 식당의 행정상 총괄관리 책임은 경상남도 김경수 지사에게 있다. 경남도청 식당 감사는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청에서 시행한다.

의창구청에서는 구청에 영업 신고된 급식소나 음식점에 대해서 1년에 한 번 정기 감사(점검)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 특별 또는 시기 점검, 불시점검 등을 하고 있지만, 민원이 제기되거나 제보로 불시점검 한다.

관계자는 “구청장 명의로 행정처분이 나가기 때문에 의창구의 총책임자는 구청장이지만 경남도의 최종책임자는 김 지사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 지사의 책임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오늘과 같이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제보를 받으면 점검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점검은 땜질식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도청식당의 경우는 일반음식점에 해당하기 때문에 1차 시정, 2차는 영업정지다. 그런데 직장급식소의 경우는 영리의 목적이 아닌 후생복지의 목적이기 때문에, 경미한 사항은 계도를 하고, 1차 계도했음에도 계속 위생관리가 안될 경우는 과태료부과가 된다. 직장급식소 과태료는 50~100만 원 정도다.

의창구청 관계자는 “저희가 내일(28일) 점심시간에 식단 점검을 하겠다”며 “차후 또 이러한 이물질이 나오면 과감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28일 경남대학교 김지상 식품영양학과장은 직원 식당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지만, 위생 상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도청관계자의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식중독까지 갈 수 있는 미생물의 오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인데 비닐 자체에 미생물이 들어있었다면 장담 못 하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식중독까지 생각을 안 하는 것인데 어찌 됐든 불순물(비닐)은 소화할 수 없는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창원대학교 식품 영향학 교수 또한 도청 식당 음식에서 비닐이 나왔다는 것은 “'이물' 관리를 제대로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27일 경남도청  직원 식당 도토묵무침에서 나온 가로*세로 약 10㎝ 크기의  '비닐(오른쪽 위)'조각. ⓒ천지일보 2019.6.28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27일 경남도청 직원 식당 도토묵무침에서 나온 가로*세로 약 10㎝ 크기의 '비닐(오른쪽 위)'. ⓒ천지일보 201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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