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해 10월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자신이 겪은 강제개종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해 10월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자신이 겪은 강제개종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7

한교총 예장통합 교회서 강제개종

지난해 혈액암 진단받은 송씨

6월 9~18일 감금된 채 강제 개종

175센티 57키로, 무려 7키로 빠져

거짓정보 믿은 가족들 이성 잃어

“머리카락 뜯기고 맞고 질질 끌려가”

개종목자, 개종 안 되자 ‘이혼하라’

구조쪽지 본 택배기사 신고로 탈출

[천지일보=강수경 이미애 기자] “개종상담 거부하다 머리카락 뜯기고, 방에서 신발장까지 질질 끌려 갔어요, 개종목자가 신천지를 사기집단이라고 인식시키니 식구들은 더 변해버렸어요. 그 상황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어요.”

한국 개신교 장자교단이라 자부하는 예장통합에 소속된 광주 첨단지구 내 한 교회서 특정교인을 끌어다 반헌법적 ‘개종 강요’가 자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가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여성 암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근거없는 ‘이단’ 규정으로 ‘인권유린’마저 서슴지 않는 기성교회를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만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는 3만명을 넘었으며, 매해 급증하고 있다. 반면 기성교회는 속속 문을 닫는 상황에 ‘강제개종’은 유일한 신천지 저지수단이 되고 있다. 매년 100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침묵하는 공권력으로 인해 강제개종을 업으로 삼는 개종목자는 되레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송정미(가명, 42) 집사는 최근 그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경험을 했다. 송 집사는 말로만 듣던 강제개종의 피해자가 자신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애들 셋은 강제개종이 진행되면서 시부모님 집과 친척집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주말부부로 다정했던 부부관계는 개종이 진행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이달 9일~18일 10일간 강제개종 현장에 감금됐다 택배기사 도움으로 겨우 탈출한 송 집사를 지난 21일 전남지역 한 병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송 집사는 9일 상담을 시작으로 14일까지 6일간 개종목자로부터 개종강요 당했다. 이후에도 계속 개종을 강요하는 광양 언니집에 감금된 상태였으며 16일부터는 강제개종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가 18일 택배기사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송 집사는 강제개종으로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치료 중이었다. 송 집사를 통해 들은 강제개종 과정은 인격적으로 상당히 잔인했다.

[천지일보=김도은 기자]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강제개종을 받았다고 지목한 광주 첨단지역의 한 교회. ⓒ천지일보 2019.6.27
[천지일보=김도은 기자]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강제개종을 받았다고 지목한 광주 첨단지구의 한 교회. ⓒ천지일보 2019.6.27

◆“내가 직접 확인한 신천지, 남편은 안 믿어”

송 집사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입교한 때는 지난해 7월이다. 송 집사는 여러 교회와 성당을 돌아보며 여러 말씀을 비교해봤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다며 입교 당시의 행복했던 감정을 표현했다.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던 신앙생활은 올해 4월 신천지예수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게된 후 깨졌다. 남편은 온갖 ‘신천지괴담’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정작 신천지에 다니고 있는 송 집사의 말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송 집사는 차에서 남편에게 폭행당한 후 휴대폰마저 빼앗긴 후 거리에 무일푼으로 쫒겨났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후에서야 집에 가 약간의 물품을 들고 나와 쉼터를 찾아갈 수 있었다. 삼일 후 남편과 시부모님이 신앙을 존중해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말을 믿고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남편의 집요한 질문이 시작됐다. 송 집사는 신앙을 존중해달라고 말했지만 “진짜 그곳이 맞는 곳인지 진단과 검증을 해보고 다니라”고 말하는 등 남편의 부정적인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강압적 개종요구에 모 교회에 끌려가

이달 9일 사건이 터졌다. 예배를 드리고 집에 갔는데, 온 친척이 모여 있었다. 이미 이단상담사라고 불리는 개종목자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은 외삼촌, 작은 외숙모, 시부모님, 시누이, 친정 어머니, 언니, 형부, 남동생 등 모두가 모여들었다.

두 달 동안 송 집사의 신앙을 존중한다고 내뱉었던 말은 개종을 위한 회유일 뿐이었다. 가족과 친척들은 소위 ‘상담’이라고 포장된 개종과정을 강요했다. 온집안 식구들의 강압적인 요구로 송 집사는 반강제로 상담을 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방문하게 된 한교총 소속 예장통합 측 광주 첨단지구 한 교회 5층에는 개종을 담당한 윤모 집사가 미리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송 집사는 슬리퍼에 적힌 윤모 집사의 이름을 보고 누군지 알게 됐다. 윤 집사는 상담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송 집사가 응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한차례 실랑이가 생겼다.

곧바로 가족들은 화를 냈다. 듣지 않겠다는 송 집사의 완강한 태도에 개종상담가 윤 집사는 상담의 타깃을 가족으로 변경했다. 윤 집사는 편집본 신천지 비방 동영상을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여긴 사기집단이고, 교리도 아무것도 없는 그런 곳”이라고 말했다. 윤 집사의 말에 가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몸이 안 좋았던 송 집사는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쓰러졌다. 그러나 가족들은 송 집사를 집으로 옮기지 않고, 감시가 가능한 송 집사의 언니 집으로 옮겼다.

이튿날인 10일 상담은 계속됐다. 이날은 개종활동가인 정모 집사와 그의 시누이가 찾아왔다. 이들의 말에 반박하자 송 집사를 저지하고 나선 것은 친정 어머니였다. 친정 어머니는 급기야 15일에는 송 집사에게 욕설과 손찌검을 했다. 송 집사는 이날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맞았다고 고백했다.

윤 집사는 계속해서 신천지에 대한 비방을 쏟아냈고, 송 집사는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런 식으로 물어보지 말라”는 말이었다.

“제가 들은 생각은 이 윤 집사는 성경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어요. 가족들은 이미 개종 목자의 말에 빠져서 그 사람 말만 믿고, 저는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을 하더라는 거죠. 제가 질문을 하면 트집을 잡는다고 하면서 질문을 못하게 하더라고요. 급기야 그 개종 진행하던 사람이 이런 식으로 하면 못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저를 핍박했어요. 제 가족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개종 3일째인 11일, 송 집사는 여전히 개종 내용이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고, 가족들은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송 집사에게 욕을 하거나 회유하며 압박했다. 실랑이 끝에 남은 건 온몸의 멍이었다.

송 집사는 주말에도 쉴 수가 없었다. 암 환자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송 집사의 머리채를 잡고, 바지를 잡고 끌고 다니는 등 폭력이 가해졌다. 송 집사는 “윤 집사가 사기집단이라고 인식을 시키니 가족들이 더 변해버린 것”이라며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밝히고 싶다”며 분을 삼켰다.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해 10월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자신이 겪은 강제개종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7
[천지일보=이미애 기자] 지난해 10월 혈액암 일종인 위 말트 림프종 진단을 받은 송정미(가명, 42) 집사가 자신이 겪은 강제개종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7

◆“개종목자, 남편에게 이혼하라 종용”

이 개종과정에서 송 집사는 충격적인 말도 들었다. 송 집사는 “개종이 안 되니까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며 “‘송 집사는 어차피 안 된다. 신천지 가라고 내버려두라. 이혼하고 애들 데리고 교회 와서 말씀 배워라’라고 말하더라. 이혼을 조장하는 말에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실제 신천지 성도 중에는 윤 집사가 개종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이혼을 당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집사는 “이 사람은 정말 본인이 어떠한 행동을 하고, 어떠한 말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모르고 있다”며 “다 거짓된 말들이었고, 자신들이 이 신앙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가정을 파탄시킨 주범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고 개탄했다.

송 집사는 강제개종을 거부하며 음식을 먹지 않았고, 8일 동안 7㎏이 빠졌다. 죽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방법과 거짓말로 막무가내식으로 진행하는 강제개종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이후 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택배 기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쪽지를 던졌다. 아파트 몇동 몇호에 갇혔으니 112에 신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왔지만 가족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문을 부수고 들어왔고, 경찰들은 송 집사의 건강이 겉보기에도 심상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다행히 송 집사는 그 병원에서 종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의사를 만났다. 신천지예수교회에 다니는 것 때문에 핍박을 받아 건강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털어놓은 송 집사에게 의사는 말했다.

“나는 종교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제가 여수 의료봉사를 나갔는데 신천지에서도 의료봉사를 나왔었습니다. 그 얼굴이 너무나 밝고 좋았습니다. 신앙은 존중 받아야 합니다. 신앙의 자유는 있습니다. 누구든지 침해하지 못합니다.”

송 집사는 “주변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분은 직접 신천지 분들을 본 것이고, 밝은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고 했으니까요”라며 당시 자신에게 감동을 줬던 의사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송 집사는 현재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하고 있다. 그는 친정과 시댁, 신랑이 아직도 뭔가를 준비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불안해했다.

한편 본지는 27일 오후 송 집사가 끌려가 개종을 강요당했던 광주 첨단지구 A교회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담임 목사가 부재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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