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출처: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출처:뉴시스)

“폼페이오 장관 제재 발언, 對조선 적대행위”

“김정은 위원장, 대북제재 해제에 연연 안해”

北 담화형식 대미 비난 입장 발표, 세 번째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직접 거론하면서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실무자들이 있는 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근 북·미 정상간 ‘친서 외교’가 진행되는 등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이 미측 협상 책임자의 교체를 재차 거론한 셈이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조미(북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앞서 지난 23일 폼페이오 장관은 대이란 추가 제제 설명 과정에서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폼페이오의 발언은 대북)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한 궤변”이라면서 “그렇다면 미국의 목표는 제재를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는 뜻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쏘아 붙였다.

특히 미국이 지난 21일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한 것과 관련해선 “제재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를 비판할 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질의응답 형식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대변인 담화라는 보다 높은 수위의 형식을 사용했다.

북한이 담화 형식을 취해 대미 비난 입장을 발표한 것은 미국이 압류한 화물선 반환을 요구(5.14)했을 때와 6·12 북미공동성명 1주년을 앞두고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촉구(6.4)했을 때 두 차례다.

최근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싹트는 가운데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북한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해 발표한 정부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중집회가 지난 9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반발해 발표한 정부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중집회가 지난 9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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