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물실험 실태조사 발표
동물 10마리 중 8마리 설치류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동물실험에 372만 마리에 달하는 동물이 사용됐고, 시행 주체의 절반 가까이가 국가기관이었다. 그리고 실험에 동원된 동물 중 70%이상이 극도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동물실험을 위해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기관은 385곳이다. 일반기업체가 41%를 차지하고 대학 31.4% 국·공립기관 19% 의료기관 8.6%의 순이었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설치한 385곳 중 실제 동물실험을 실시하기 위해 동물실험계획을 심의한 곳은 359곳(93.2%)이고, 이곳에선 3만 3825건의 동물실험계획이 심의됐다.
지난해 동물실험에 사용된 실험동물 수는 모두 372만 7000여마리다. 마우스·래트 등의 설치류가 84.1%로 대부분이었다. 각 기관은 평균 1만 296마리를 실험에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이 받는 고통을 등급별로 분류하도록 한 동물실험계획서의 내용에 따르면,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는 ‘E그룹’의 동물실험에 사용된 경우가 36.4%로 가장 많았다. 중등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D그룹’은 35.5%에 달했다.
전체 실험 10건 중 7건 이상이 동물에게 상당한 수준의 고통을 줬다는 이야기다.
단시간의 경미한 통증 또는 스트레스를 주는 ‘C그룹’은 25.7%, 거의 스트레스가 없는 ‘B그룹’은 2.4%를 차지했다.
검역본부는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동물실험의 윤리성을 높이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활용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물실험시행기관·동물실험 수행자와 함께 동물실험을 윤리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과학적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