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조합원 100명이 참여한 삭발식을 진행하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높일 것과 처우개선을 위한 교육공무직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것도 촉구하며 7월 3일 총 파업도 예고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는 급식조리원과 학교 행정업무를 보조하는 교무·행정실무사, 전문상담사 등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엄밀히 말해 이들은 2015년 교육감 직고용제로 바뀌며 교육공무직이라고 명칭이 바뀌었고 심지어 60살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4대보험, 상여금, 다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이어서 비정규직이 아니다. 이들을 향해 “‘말 타니 종 부리고 싶어 한다.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속담이 하나도 안 틀리다”며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공무직으로 전환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10여년 전 알음알음 인맥으로 채용이 되거나, 간단한 면접과 이력서 제출만으로 채용되는 것을 필자도 분명히 봤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할 때는 잊어버리고 이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이 된 사람들과 비슷한 대우를 해달라고 떼를 쓴다.

공무원에 비해 큰 노력 없이 무임승차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직이 됐으면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교무행정 실무사는 가장 편한 일을 하는, 가장 불만 많은 직장인들로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심지어 ‘교사의 방학을 폐지하라’는 국민청원을 올리며 자신들은 방학 중에 할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수당을 받기 위해 출근해 하루 종일 놀다 퇴근한다. 급식조리원들은 해마다 아이들 급식을 볼모로 연례행사처럼 시위에 참가해 급식중단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교사의 잡무를 경감시키고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뽑은 교무보조가 교무실무사로 호칭변경을 요구하더니, 교사의 업무를 보조하기는커녕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있다. 교사들이 업무를 부탁하다가 이젠 눈치가 보여 아예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으니 할 일이 없어 인터넷 서핑, 쇼핑, 산책으로 소일한다. 심지어 외부 전화조차도 잘 받지 않아 교감이 전화교환원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무실무사를 돕기 위한 보조를 비정규직으로 뽑아야 한다고 할 정도다. 한 학교에만 계속 근무하다보니 5년 단위로 이동하는 교사들 위에 군림해 이들을 순회시키자고 교사들이 서명을 하는 형편이다. 교사를 보조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는커녕 교육의 질을 하락시키는 적폐로 전락했다.

별다른 노력 없이 인맥으로 들어와서 공무원 수준의 보수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지금도 고시원에서 컵밥을 먹으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노력을 비교해보면 절대로 그런 주장을 할 수 없다. 무기계약직이 되어 해고될 염려가 없으니 주어진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노조에 가입해 툭하면 시위를 해 학교 급식실을 마비시킨다. 행정실 공무원과 동일 업무를 하니 동일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억지주장이다. 공무원이 하는 일과 교무행정 실무사가 하는 업무는 엄연히 다르고 책임의 크기는 감히 비교조차 힘들다. 본인이 기안해서 결재 맞는 문서 하나조차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근무하는 공간이 학교라는 것만 같다. 대학을 다니고 몇 년을 공부해 공무원시험이나 임용고사에 합격한 공무원이나 교사와 처우가 차이가 나는 것은 차별이 아닌 공정한 것이다. 과정이 몇 배의 노력이 있었다면 결과도 차이가 나야 맞다. 우는 아이 젖 준다고 매년 파업을 하고 떼를 써 처우가 많이 개선됐으면 처우에 비례해 업무를 더 성실히 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비례 한다. 무기계약직까지 되고 보니 공무원이 된 줄 착각하고 심지어 교무보조에서 교무실무사가 되더니 이젠 선생님이라고 호칭까지 한다. 무기계약직도 평가를 통해 부적격자를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 줘야 한다.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이 됐다면 교사와 동일하게 학교를 순회하며 근무하게 해야 한다. 교육공무직 카페에서는 교사와 동등한 대우 받는 게 자신들의 최종목표라고 주장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떼법이 우선인 나라가 됐다. 무조건 단체로 모여 삭발하고 투쟁구호를 외치면 다 들어주다보니 무조건적 평등을 요구한다. 노력의 가중치를 두어 대접을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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