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박희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09년 1월 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 인사를 하고 있다.

‘확 바뀐’ 정책 기조… 경제 성장 → 친서민
내년 화두는 ‘복지’와 ‘안보’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지난 30일 2011년 신년사를 전했다. 안 대표는 신년사에서 ‘민생’ ‘중산층’ 등의 단어를 활용했으며 특히 ‘서민’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사용했다. 이와 함께 안보와 관련된 문구도 들어갔다.

안 대표는 이날 “만사에 심기일전하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보태세를 굳건히 하고, 서민 경제 살리기에 전심전력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서민과 중산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2010년은 국가 안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은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친서민’과 ‘안보’에 방점을 찍은 신년사의 내용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한나라당이 복지와 안보 분야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22개 중앙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이 친서민・공정사회・안보강화를 내년 국정운영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2012년에 있을 총선을 겨냥하며 정부와의 공동보조를 통해 적극적으로 친서민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2000년 초 신년사엔 ‘위기의식’ 담겨

2000년대 초반에는 한나라당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주로 위기의식을 꺼내며 비판 위주의 신년사를 내놓았다. 즉 집권 정부의 무능함을 드러냄으로써 민심을 끌어오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에 한나라당 총재를 지냈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2001년 신년사에서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DJ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이 총재는 “곳곳에서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으며 경제는 너무 어렵고 정치마저도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면서 “새해 우리의 목표는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가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당시 서청원 대표도 2003년 신년사를 통해 “지금 나라가 처한 상황이 참으로 위태롭다”면서 “북한의 핵개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고, 주가가 떨어지고 유가는 급등하는 등 경제도 위험하다”고 위기론을 강화했다.

2004년 신년사에선 당시 최병렬 대표가 “무능과 부패로 얼룩진 국정혼란에 마침표를 찍고, 무너지는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 대통령부터 시작해 정부, 여야, 노사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총체적인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 2000년 중・후반 키워드는 ‘경제’ ‘대선’

한나라당의 2000년 중・후반 신년사는 대선 승리 전후로 내용이 크게 달라진다.

2005년은 경제가 크게 기울어가던 시기였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2006년 신년사 서두에서 “경제 침체에 따른 국민의 고통이 너무나 컸다”면서 “선진한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는 ‘경제 살리기’ ‘미래 번영의 토대인 시장경제’ 등의 문구를 신년사에 배치하며 ‘경제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2007년 신년사에는 ‘대선’을 염두에 둔 표현이 쏟아졌다. 당시 강재섭 대표는 “오는 12월에는 나라의 명운을 가늠할 대통령 선거가 있다”면서 “국민을 위해 일할 참다운 정당, 대한민국을 이끌 훌륭한 지도자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에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다시 ‘경제’를 신년사의 화두로 선택했다.

2008년 신년사에서 당시 강재섭 대표는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주신 큰 뜻을 잘 받들어 선진화를 향한 힘찬 전진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기필코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전했다.

2009년 당 대표를 지냈던 박희태 국회의장도 신년사에서 “세계적인 경쟁 대열에서 낙오한다면 다시 만회하기 어렵다”면서 “석전경우(石田耕牛)의 각오로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주목할 것은 2010년 신년사다. 이때부터 신년사에 ‘서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몽준 대표는 “한나라당은 서민중심 정책을 통해 경제회생, 정치개혁, 사회통합이라는 3대 국정과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며 “서민과 약자를 보호하는 데 당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전면에 ‘친서민’ 기조를 배치한 내년 신년사보다 표현은 다소 약하지만 ‘성장’ 대신 ‘서민 살리기’를 내놓은 데에서 한나라당의 확연히 달라진 기조가 묻어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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