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지지자들, 행정대집행 반대

“사과·보상·책임자처벌 원해”

시민 “불법 천막 철거 옳아”

그간 통행방해 민원 ‘140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그러고도 니들이 인간이냐? 입이 있으면 말해봐라!”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을 구출하자’라는 문구가 새겨진 하늘색 옷을 입은 한 시민이 경찰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자 검은색 옷을 입은 한 경찰관이 그를 막아섰다. 길게 줄을 선 경찰들 뒤로는 철거된 천막 잔해들이 폐기물 처리 차량으로 담겨지고 있었다.

25일 오전 5시 20분쯤 서울시는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천막 2동 등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있던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새벽 4시부터 현장에 집결했다”며 “지금은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장에 직원 500명, 용역업체 직원 400명을 투입했다. 우리공화당 당원과 지지자 400여명(우리공화당 추산)은 이들에게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충돌을 일기도 했다.

“인간들아, 양심이 있으면 말해봐라.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나? 우리 돈으로 세운 천막을 왜 없애고 난리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철거가 거의 끝날 무렵에도 이 같은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우리공화당의 한 지지자는 서울시 직원들을 보면서 격양된 목소리로 “너네만 밥 먹고 살면 다냐? 우리도 살아야지?”라고 쏘아 붙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어휴”라고 한 마디를 내뱉자, 우리공화당 지지자는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며 “지금 누가 한숨 소리를 냈냐? 아저씨가 그랬냐? 우리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철거 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또 다른 우리공화당 지지자는 “철거하라는 경고를 받긴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할 줄은 몰랐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집회 도중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우리공화당원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사과와 보상,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지금 철거되는 것의 두 배 크기로 다시 만들 것이다. 2동을 철거하면 4동을 짓고, 4동을 철거하면 8동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근길에 철거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천막 철거를 당연한 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직장이 광화문 광장 근처라는 신경석(가명, 28, 남)씨는 “불법적으로 천막을 치고 농성 시위를 하면서 길을 다니는 시민에게 피해를 줬다면 (천막을) 철거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데도 왜 저렇게 항의하며 막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민수(가명, 38, 남)씨도 “광화문 광장을 많이 다니면서 천막을 지켜봤는데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됐다”며 “솔직히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없지만 그 동안 (우리공화당이) 너무 강하게 나왔고 그래서 이렇게까지 정부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3조(원상복구명령)에 의거해 우리공화당 측에 천막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이에 불응하고 지난달 14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심판청구를 신청했다. 해당 청구는 지난달 28일 기각됐다.

서울시는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고 민원 증가하자, 결국 행정대집행을 결정했다. 실제로 그간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 철거 및 욕설, 폭행, 시비 등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은 20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접수된 민원 가운데 통행방해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20건), 욕설(14건)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시는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할 예정이다. 이날 수거된 천막과 차양막 등 적치물품은 우리공화당의 반환 요구가 있기 전까지 서울시 물품보관창고에 보관된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한 당원이 천막 물품을 회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한 당원이 천막 물품을 회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천지일보 2019.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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