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참전용사들이 6.25의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참전용사들이 6.25의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한국 지켜낸 희생·용기, 평화·번영으로 보답’ 주제로 열려

여야 지도부 일제히 참석… 유공자 등 4000여명 참석

이낙연 “오늘날 대한민국, 참전용사들의 위대한 성취”

“69년 전 북한이 남침” 언급하며 북침론 선 긋기도

한 참전 유공자 “나 혼자 살아남아 전우들에게 미안”

[천지일보=홍수영·김정수 기자]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용기를 되새겨보는 6.25 전쟁 제 69주년 행사가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거행됐다.

‘대한민국을 지켜낸 희생과 용기, 평화와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엔 국군·유엔군 6·25참전유공자,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정부 주요 인사, 각계대표, 시민, 학생, 군 장병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여야 지도부도 일제히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행사에 참석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1월의 전쟁영웅’으로 선정된 고(故) 김영옥 대령의 조카 다이앤 맥매스(76), ‘8월의 전쟁영웅’으로 뽑힌 홍은혜 여사의 아들 손명원(78)씨 등도 주빈 자격으로 자리를 빛냈다.

주빈 입장으로 시작된 행사는 개식, 참전부대기 입장, 국민의례, 기념사, 기념공연 등의 순서로 이뤄졌다.

‘참전부대기 입장’에선 6.25참전부대기와 육·해·공·해병대기, 유엔기·태극기 등이 나란히 입장했다. 유엔참전국과 참전유공자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는 뜻을 담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 여야 5당 대표들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 여야 5당 대표들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천지일보 2019.6.25

애국가 제창 때 어린 학생들도 체육관을 가득 메우는 목소리로 4절까지 열창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69년 전 오늘 북한군 남침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은 3년 2개월이나 계속됐고, 한반도는 피로 물들었다”며 “남북한 군인과 민간인·유엔군·중공군 수백만명이 희생됐고 남북한 5분의 1이 사망·실종·부상을 당했다. 인구 절반은 가족과 헤어졌다”고 전쟁을 되돌아봤다.

이어 “1953년 7월 27일 포성이 멎었지만, 정전은 전쟁의 끝이 아닌 냉전의 시작이었다”며 “평화의 노력은 늘 불신과 증오에 압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상황이 부분적으로 반전되고, 지난주부턴 관련국들의 연쇄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일련의 회담들이 비핵화와 평화진전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총리는 “전쟁이 끝난 뒤 신생독립국 대한민국은 정치도 경제도 세계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이젠 세계 11번째 경제 강국이고 선진국 수준 민주국가가 됐다”며 “이는 참전 용사 여러분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의 위대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또 “평화는 희망만으로 얻지 못한다. 지혜와 용기, 인내로 만들고 지켜야 한다”며 “우리는 전쟁을 기억하며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그 길은 보수와 진보가 따로 갈 수 없다. 정부는 온 국민과 함께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은 평화를 위해 싸우셨다. 이제 저희들은 평화정착으로 여러분께 보답하겠다”며 “여러분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충실히 기리기 위해 보훈을 더 따뜻하고 더 촘촘하게 개선해 가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는 전쟁의 참화를 겪었지만 그 경험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념공연은 ‘아! 그날 6.25’ ‘약속’ ‘귀환’ 등 3막으로 펼쳐졌다.

1막에선 6.25전쟁의 발발과 전개 과정, 국민들의 애환을 담은 영상물과 상영됐고, 육군 2군단 태권도 시범단 공연이 펼쳐졌다.

2막에선 6.25전쟁 당시 육군 2사단 고 정찬오 이등중사, 서울 동성중 고 이우근 학도병, 서울대 출신 고 김세환 소위 등 참전유공자들이 가족에게 쓴 편지가 낭독됐다.

3막은 치열했던 고지전을 재연한 육군 2군단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과 화살머리고지 전투 참전유공자 민경식(91) 옹의 인터뷰와 편지낭독 등이 이어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 참전 유공자가 동영상을 보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25전쟁 69주년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 참전 유공자가 동영상을 보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5

영상과 편지 낭독 등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의 참전 유공자들을 감회에 잠긴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념공연은 ‘희망의 대합창’이란 이름으로 가수 윤항기 선도로 함께 여는 희망의 대한민국과 한반도 평화를 다짐하는 노래 ‘여러분’을 합창했다.

국방부 군악대의 연주와 국군중창단의 선도로 참석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수기를 흔들며 6.25 노래를 제창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

학도병 출신으로 당시 17세의 나이로 전쟁에 참여해 싸운 이두천(86, 남, 고양시 일산)씨는 “행사를 참여하면서 공연이 좋았고, 다시 한 번 더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평화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됐다”면서도 “나 혼자 살아남아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에 먼저 돌아간 전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6.25지방행사는 17개 광역시도를 비롯해 전국 216개 지역에서 지자체 또는 6.25참전유공자회 등 주관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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