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종합세트 ‘공수도’ 스승인 아버지의 뒤를 잇다

세계공수도선수권대회 75㎏급 동메달 ‘세계랭킹 3위’

영화 공개오디션 3차에 걸친 치열한 경쟁 뚫고 ‘1등’

“감독 길 걸으며 공수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 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태권도의 화려한 발차기, 복싱의 빠른 펀치, 씨름과 유도의 고난도 넘기기 기술 등이 결합된 무도 종합세트 ‘공수도(가라데)’의 전(前) 국가대표 선수 정권홍 감독이 24일 천지TV 보이는 라디오 ‘운동극장’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2004년 제16회 부산시장배 전국공수도선수권대회 80㎏급 우승, 2006년 세계공수도 선수권대회 75㎏급 동메달 등 기록을 달성하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공수도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활약했던 정 감독.

가라데가 국내 널리 알려지게 된 또 하나의 계기가 됐던 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주연으로 선발됐던 과거, 편파판정 속에 패배의 쓰라림을 겪었던 일 등 정 감독은 우람한 나무처럼 건장한 체구 안에 깊은 속 이야기를 운동극장을 통해 진솔하게 풀어나갔다.

“공수도를 시작한 것이 언제냐고요? 글쎄요. 뛰어놀다가 눈을 뜨니까 자연스럽게 체육관이더라고요. 사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했다고 해야 할까요?”

어릴 적부터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던 정 감독의 운동인생은 공수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 아직 공수도가 알려지기 전부터 공수도를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들을 조직화해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훌륭한 리더이자 그의 스승이었다.

정 감독은 “저도 어릴 적에 꿈을 적으라고 하면 판사, 검사, 대통령을 적었고 실제로 꿈꾸기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운동을 하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유명한 스포츠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부를 잘했던 편은 아니었지만 운동을 잘했던 터라 그는 학교에서 학생선도부장을 맡기도 했고 때때로 반장이나 부반장을 맡기도 했다.

정 감독은 처음에는 운동 자체가 좋았고 스타를 꿈꿨지만 점차 성장해가면서 어려운 체육인을 대변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게 됐고, 또 무엇보다 공수도라는 운동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공수도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우리나라에서 공수도를 알리기 위해선 메달이 필요했어요. 운동시간이 하루 8~10시간에 다를 정도로 정말 열심히 수련했었죠.”

공수도(가라데) 전(前) 국가대표 선수 정권홍 감독이 24일 천지TV 보이는 라디오 ‘운동극장’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자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운동극장’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6.24
공수도(가라데) 전(前) 국가대표 선수 정권홍 감독이 24일 천지TV 보이는 라디오 ‘운동극장’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자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운동극장’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19.6.24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던 그에게는 영화 촬영의 기회가 오기도 했다. 바로 공수도로 일본에서 도장 깨기에 나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던 최배달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바람의 파이터’였다. 2001년 공개오디션을 했는데 3차에 걸친 치열한 경쟁 뚫고 그가 1등으로 뽑혔다.

‘공수도 국가대표, 캐스팅 돼 영화찍다’라는 말이 돌면서 부산국제영화제 때 소문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던 탓에 결국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정 감독을 대신해 주인공으로 선택됐다.

당시 영화 제작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진행했는데 계속해서 촬영 일정이 연기되면서 결국 비도 촬영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고, 최종적으로는 가수 겸 영화배우 양동근이 주연으로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다양한 액션신이 등장하는데 정 감독은 사실 영화 속 공수도와 실제는 약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도는 일격필살의 운동”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심판은 경기에서 선수의 자세, 타이밍, 투지, 태도 등을 살펴 점수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도는 수련을 게을리 하면 절대로 상대를 이기지 못하는 그런 룰을 가진 경기”라며 “심판들이 여러 명 투입돼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자세를 살피며 점수를 준다. 두 명 이상의 깃발이 올라가야 점수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억울한 경험도 당했다. 정 감독은 “2005년 동아시안 게임에서 편파판정이 있었다”며 “그 당시 게임은 마카오에서 열렸고 상대 선수가 마카오 출신 선수였다. 내 공격이 들어갔고 누가 봐도 득점인 상황이었는데 점수는 오히려 상대 선수가 받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마카오 관중들도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며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주최 측에서 우리나라 선수들 전체 메달을 박탈하겠다는 식으로 나와서 결국 참아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있었음에도 공수도가 (우리나라에서) 잘 모르다보니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현재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서 용인시공수도연맹 본부도장 ‘국제체육관’을 운영하며 총관장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공수도가 아직까지 비인기 종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는 못하기에 유능한 선수를 키워 세계대회에서 큰 메달을 딸 수 있게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한편으론 공수도가 생활체육으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울 수 있는 운동이자, 다이어트 프로그램, 직장인의 스트레스 해소, 청소년의 호신용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공수도를 전파하고 있다.

“공수도를 떠나서 체육인 전체의 어려움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공수도가 되도록 만들고 싶고,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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