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 신문사상 처음으로 아직 학계에 보고 안 된 이색 고구려 와당 자료를 특별 소개한다. 이 와당들은 중국 지안 일대에서 출토돼 한국에서 수장하고 있는 것으로서 고대 고구려 설화를 뒷받침하고 대륙을 지배했던 웅지의 고구려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글은 40년간 고대기와를 연구한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이 맡았다.
‘와당’이란 건축물의 옥개면을 장식한 건축자재이다. 마구리 기와라고 한다. 와당은 수막새와 암막새로 나누며 그 외면에 인면, 용면 그리고 아름다운 연꽃 등 장식을 넣었다. 지금 소개하는 와당들은 불교 도입 이전 1~2세기 때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용처는 궁궐이나 관청 등으로 추정된다. (편집자주)

달의 정령 不死의 상징


이재준 와당연구가
칼럼니스트

고구려인들은 두꺼비를 달의 신이라고 생각했다. 고구려 고분벽화 지안 4호에는 남신은 해를 상징하는 삼족오를, 여신은 달의 정령인 ‘두꺼비(蟾蜍)’를 머리에 이고 있다. 그런데 이 두꺼비가 산해경에 등장한다. 항아가 서왕모에게 받은 불사약을 남편 몰래 훔쳐서 달로 도망갔다가 벌을 받아 두꺼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꺼비는 불사의 상징이었다.

동명성왕 설화에 등장하는 동부여의 왕은 금빛 찬란한 금와(金蛙)다. 부여왕 해부루(解夫婁)가 늙도록 자식이 없어 산천에 기도하며 정성을 들이던 어느 날 곤연(鯤淵) 못가의 큰 돌 밑에서 금빛 개구리 모양의 아이를 발견하여 ‘금와’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애장왕 10년 6월조를 보면 개구리와 두꺼비가 뱀을 먹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또 백제본기에는 의자왕 20년 4월에 개구리와 두꺼비 수만 마리가 나무 위에 모였다는 기록이 있다.

두꺼비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6.24
두꺼비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6.24

불가에서는 불보(佛寶)를 보호하는 신령스런 동물로 여겨졌다. 삼국유사 권3의 ‘전후소장사리조(前後所將舍利條)’에 지장법사가 가져온 사리와 가사를 지키는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다리가 세 개인 두꺼비는 금전과 재물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등에는 북두칠성이 있고 입에는 동전을 토해내고 있는 형상으로 공예품으로도 많이 만들어 지고 있다. (咬钱蟾蜍又称三脚蟾蜍,在中国民间传说它能口吐金钱,是旺财之物...背背北斗七星,嘴衔两串铜钱...是瑞祥之物)

이번에 소개하는 와당은 두꺼비 모양이 새겨진 명문 와당이다. 가운데는 네 발을 벌린 큰 두꺼비가 엎드려 있으며 주위에는 둥근 화형(花形)이 장식되어 있다, 중앙에는 돌출된 원형의 연자와 작은 화형을 6개나 장식했다. 명문(銘文)은 외구(外口)에 있는데 왼편에 ‘廿 月造’만 새겨져 있다. 색깔은 적색으로 모래가 많이 섞이지 않았다.

지안 국내성 왕도 건물지에서 출토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구려 와전 가운데 두꺼비 문양을 사용한 예가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해 이들의 불사(不死)염원 기복신앙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두꺼비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6.24
두꺼비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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