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보급 투수'에서 '명장'의 반열에 올랐던 프로야구 선동열(47) 삼성 감독이 사령탑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삼성은 30일 선 감독이 물러나고 류중일(47) 전 1군 작전코치를 제13대 감독에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삼성 구단은 선 감독이 용퇴했다고 밝혔지만 퇴진이 이날 아침 전격적으로 이뤄져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스프링캠프 구상을 가다듬던 선 감독은 이날 김인 사장의 호출을 받고 서울 구단 사무실로 갔다가 '그만두라'는 사실상의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오전 10시에 김인 사장님으로부터 감독이 됐다는 전화를 받고 너무 깜짝 놀랐다. 전날까지는 물론 어떤 언질을 받거나 눈치를 채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려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구단, 팀워크가 살아 숨 쉬는 구단, 근성 있는 구단으로 변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경북고-한양대를 나온 류 신임 감독은 삼성에서 13년간 선수로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 역시 삼성에서 11년간 코치로 활약하며 지도자로 역량을 쌓았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선 감독은 구단 운영위원이라는 새로운 보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2004년 수석코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 감독은 2005년 김응용 전 사장에 이어 삼성 12대 사령탑에 올라 그해와 이듬해 한국시리즈를 우승,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5년 계약 만료를 앞둔 지난해 중반에는 다시 5년 재계약에 성공, 구단의 꾸준한 신뢰를 받는 듯했으나 올 시즌 후 삼성그룹 인사에 따라 김응용 사장, 김재하 단장이 나란히 퇴진하면서 동반 퇴진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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