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정상화에 조건은 없다
[사설] 국회 정상화에 조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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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소집을 요구한 6월 임시국회가 드디어 20일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 임시국회 이후 무려 76일 만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그나마 어렵게라도 정상화가 이뤄진 것은 다행이다. 국회법에 명시된 6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데 왜 이렇게 지루하고 소모적인 논란이 필요한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 아니 알아도 그들의 싸움판에는 관심이 없다. 국민의 삶이 지금은 너무나 어렵고 또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6조 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비롯해 여야 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혁법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미뤄진 각 종 민생법안도 이번에 처리해야 한다. 더 늦춰질 수 없는 시급한 법안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어렵게 열린 6월 임시국회지만 시급한 현안은 무겁다.

그럼에도 6월 임시국회는 여전히 온전하지 못하다. 의사일정도 아직 합의가 되지 않았을 뿐더러 자유한국당의 무리한 요구는 그치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추경은커녕 민생법안이나 패스트트랙 일정도 미지수다. 상임위원회의 자유한국당 의석이 비어있는 현장의 모습은 우리 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정치가 민생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 딱 그대로이다.

이전에는 자유한국당이 그들을 뺀 채 합의가 된 패스트트랙에 대해 사과와 철회를 조건으로 국회정상화 논의를 했다. 물론 여야4당 누구도 받을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국회정상화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에 대한 토론회를 한 뒤 추경을 심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또한 받을 수 있는 요구가 아닐뿐더러 ‘경제실정’으로 낙인을 찍는 것은 그 의도마저 순수하지 않다. 임시국회는 물론 추경마저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국회정상화의 조건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쟁은 정쟁이고 그것이 임시국회 개의와 연계될 수는 없다. 경제토론회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추경과 연계된다면 그런 토론회는 큰 의미가 없다. 토론회가 아니라 정쟁의 축소판에 다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원칙대로 가야 한다. 당장의 성과나 편리함을 위해 원칙마저 훼손한다면 그 때는 역풍을 맞을 것이다. 비어있는 자리가 있다면 그대로 두시라. 추경 심의마저 난장판이 된다면 그 또한 그대로 두시라. 내년 총선에서 현명한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원칙대로 정도의 길을 걷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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