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일본은 북한이 최근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밝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의사가 실질적으로는 일회성에 조건부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NHK 방송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IAEA 사찰단 수용은 "1회에 한정한 형식적 방문을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낮게 평가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방송은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조사한 결과 당시 북한이 리처드슨에게 했던 정확한 발언은 "(IAEA 사찰단을)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영변에 '초대'하는 것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초대'라는 표현은 "1회에 한정한 형식적인 방문을 검토하겠다는 생각을 표현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평가해 중국 정부가 제기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모임에도 당분간 응하지 않을 방침을 정했다.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밝힌 '사용 후 핵연료봉 판매' 의사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북한이) 통상적인 거래 가격의 5배에 이르는 7천만 달러를 제시하는 등 사실상 매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리처드슨 주지사와 'IAEA 사찰단 수용' 문제를 논의하면서 전제 조건이 맞아야 사찰단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IAEA 사찰단을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일정한 조건들(certain conditions)"이 갖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도 북한이 한국과 미국, 일본이 어느 정도까지 입장을 굽히고 양보를 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전제로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우선 IAEA 사찰단을 영변 핵시설로 "초대"하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전력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일단 IAEA 사찰단 복귀와 관련된 협상에 미국을 끌어들이고 그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북한과 미국간 양자회담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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