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헌법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교계 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전 목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문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헌법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교계 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전 목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문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올해 1월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후 한기총은 설립 초기 목회자들이 보였던 정치적 행보를 답습하기 시작했다. 보수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고자 교계 목회자들이 연합해 탄생시킨 한기총은 전광훈 대표회장에 와서 그 종지부를 찍는 듯하다.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이전부터 정치에 뜻을 둔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후 본격적인 레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253개 선거구에 지역연합회를 결성하는가 하면 공개적으로 기독자유당을 지지하고 더 나아가 현 정권 퇴진 운동을 하고 있다. 과격한 언행에 사퇴 및 한기총 폐쇄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본지는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의 관계를 조명하고 현상을 분석했다.

안보 보수 내세운 개신교 단체

대형 교단 탈퇴로 대표성 상실

전 목사, 본격 정치집단화 착수

총선 앞두고 전국 조직망 구축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잇따른 정치적 색깔을 띤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이 이어지며 한기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대중에겐 한국개신교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교단연합기구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은 다르다. 과연 한기총은 어떤 단체일까.

한기총은 1989년 창립된 장로교 주축 보수 성향의 개신교 교단연합기구다. 한기총 설립 취지문을 보면 한경직·강원용·정진경 목사 등 당시 명망 있는 교회 지도자들이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데 공감해 힘을 합쳐 세웠다.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지하던 ‘민주’와 ‘통일’보다 ‘안보’와 ‘보수’를 앞세워 활동했다.

한기총은 탄생 때부터 한쪽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었단 평가가 있다. 실제로 과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 초기부터 5공 세력이 기독교 내 진보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종교대책반을 운영하고, 보수 온건세력의 조직화를 지원했음을 입증하는 문건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기총의 태생 자체에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에선 “선교단체를 위장한 정치단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기총은 이를 방증하듯 1992년 대선 당시에는 김영삼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으며 참여정부 시절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등 수구성향을 고수하며 여러 차례 정부에 맞섰다.

한때는 1200만 회원을 자랑하며 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였던 한기총은 ‘이단 논란’과 ‘금권선거’ 등 내부 비리로 점차 분열되기 시작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의 권력싸움 중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냈던 이광선 목사가 2011년 금권선거를 치러 당선됐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기총 안팎에선 10당 5락이란 말까지 떠돌았다. 또 당시 대표회장이었던 길자연 목사까지 선거를 치를 때 돈을 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이 사건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길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라는 판결을 얻어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정관 개정 작업 역시 내부적으로 크게 논란이 됐다. 대표회장 임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회원 교단이 돌아가면서 맡아온 대표회장 순번제도 폐지했다. 이에 반발한 30여개의 회원 단체는 2012년 3월 한기총을 탈퇴해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라는 또 다른 보수 연합 단체를 구성했다.

한기총은 주요 교단이 이단 사이비라고 규정한 단체들을 임의로 해제하고 받아주기 시작했다. 결국 예장합동 등 한기총 내 대형 교단들이 줄줄이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 보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기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가입 교단 수는 79개로 돼 있지만 행정 보류된 교단 10곳을 빼면 69개 교단 정도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한기총 내 마지막 남은 대형 교단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정기실행위원회를 열고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를 결의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설립 초기부터 정치적인 성향이 짙었던 한기총은 ‘정치 목사’로 불리는 전광훈 목사가 올해 초 한기총에 당선되면서 전면적으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기총의 정치집단화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기총이 전국 선거구를 공략하기 위한 전국단위 조직망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기총 한 관계자는 전국 253개 선거구에 위원장으로 배치된 목회자 이름이 담긴 서류를 보여주며 “앞으로 한기총은 정치세력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각 선거구에는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5~6명이 위원장으로 선정돼 있었다. 일각에선 전 목사가 만드는 이번 전국 253개 지역연합회는 스러져가는 한기총 확장의 한 방편이자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과 기독자유당을 돕는 조직으로 기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헌법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교계 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전 목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문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헌법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교계 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전 목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문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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