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했던 자살예방 활동 참회합니다” 고개 숙인 7대 종단 지도자들
“부족했던 자살예방 활동 참회합니다” 고개 숙인 7대 종단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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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종교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연 가운데 각 종단 대표자가 나와 참회의 목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종교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연 가운데 각 종단 대표자가 나와 참회의 목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서울주교좌성당서 생명존중 선언문 낭독

“생명 살리는 일에 종교인 먼저 나설 것”

자살 예방을 위한 종교인 포럼도 열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종교계가 자살예방 활동 참여에 부족했던 점을 참회합니다.”

국내를 대표한다는 7대 종단 지도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참회했다. 그간 자살 예방 활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방관한 것에 대한 반성이다.

한국종교연합과 생명존중시민회의는 18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생명살리기, 자살 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 대회’를 열었다.

천도교 윤태원 서울교구장, 원불교 이여정 교무, 유교 오병두 서울 청년 유도회장, 불교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스님, 민족종교 이찬구 민족종교협의회 이사, 천주교 윤시몬 수녀, 개신교 이재성 사관 등 각 종단 대표들은 ‘부족했던 자살 예방 활동, 참회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200여명의 종교인들 앞에서 ‘생명존중 종교인대회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세우고 일깨우는 것이 종교의 본분이자 사명이지만 오늘 우리 종교인들은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며 “자살 문제를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하는가 하면 자살 유가족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데 게을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아픔, 고통을 안아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책임을 외면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참회한다”며 “진정한 참회는 행동의 변화다. 이제는 생명을 살리는 선한 일에 우리들이 먼저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 꾸준히 높은 자살률을 기록해왔다. 지난 11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따르면 우리나라 2017년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전년보다 4.8% 감소한 24.3명 이었지만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하는 등 자살률이 높은 실정이다.

높은 자살률에 일부에서는 종교계가 ‘생명존중’ 정신을 앞세워 자살 예방 활동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와 민간단체가 자살예방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종교계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살예방 활동이 교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조직, 언론 등 사회 전반으로 생명존중 문화가 퍼져나가는 데 함께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각 종단은 지역사회와 공동체 내 생명운동 네트워크 구축, 자살 유가족 지원, 생명존중 서약캠페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종교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종교연합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포럼’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종교인대회를 마친 이후에는 자살 예방을 위한 종교인평화포럼이 진행됐다. ‘생명 존중과 자살 예방을 위한 종교인의 성찰’을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김용휘 교수는 ‘물신주의’로 물든 종교가 회개하고 ‘생명주의’ 사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그간 종교는 가난한 자들과 연대하기 보다는 부자들과 연대하고 정의의 편에 서기보다는 권력의 편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며 “먼저 이에 대한 반성과 참회 위에서 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소득불평등, 물신주의 등으로 병든 사회를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의 역할은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개인의 정신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가난하고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해 진정한 사랑과 자비, 모심과 살림, 생명과 정의의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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