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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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6월 모의고사(모의평가, 모평) 끝나고 본격적인 입시 시즌에 다가갈수록 부모들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자녀가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려고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때문에 정작 공부를 하고 비교과를 준비하는 건 학생이지만 입시에 대한 지식과 정보만큼은 학부모들이 더 꿰뚫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전문가 못지않은 입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입시 고수 학부모들도 헷갈릴 수 있는 몇 가지 질문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아래는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이 뽑은 ‘입시 고수 학부모라도 헷갈려하는 대입 문답 5가지’다.

Q. 6월 모평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는데… 수시보다는 정시를 공략하는 것이 좋을까요?

A. 6월 모의평가는 교육청 주관의 3,4월 학력평가와 달리 실제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에서 출제한다. 또한 재수생까지 참가하는 시험이므로 자신의 수준을 보다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시 및 정시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6월 모의평가는 9월 모평과 달리 전 범위에서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6월 모의평가 이후의 범위를 소홀히 할 경우 그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평가원에서는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수험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실제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조절한다. 따라서 6월 모의평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이후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수시 지원의 척도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작년에 ‘O.O등급’이 붙었다고 하니, 그보다 높으면 괜찮은 거겠죠?

A. 전년도 합격자 성적 데이터는 올해의 입시에 매우 중요한 참고 자료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입시는 해당 연도의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전년도의 결과만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경쟁률이나 합격자 성적이 전년도와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내신이든 수능이든 단순 등급은 세부적인 입시 결과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학마다 반영 방법, 비율, 등급 간 점수 차이 등 성적 산출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과목 평균 2.5등급인 학생이 A대학 기준으로는 2.8등급, B대학 기준으로는 1.9등급이 될 수 있다. 평균 등급은 대학 지원 시 참고로만 활용될 뿐 절대적인 합불을 결정짓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Q. 우리 아이가 내신도 더 좋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도 더 많으니 학종에 더 유리하겠죠?

A. 몇몇 학부모들은 입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정성 평가로 이루어짐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균 내신과 비교과 양으로 결정되는 전형이 아니다. 본인보다 내신이 더 좋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내용도 더 적은 학생이 본인을 제치고 합격할 수도 있다.

내신에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 관련 과목의 성적, 학년별 성적 추이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평균 내신이 똑같이 2.5등급인 자연계열 학생들이 있다면, 수학, 과학 성적이 좋은 학생이, 1학년보다는 3학년 성적이 더 좋은 학생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비교과는 개수보다 내용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수상 내역은 많지만 불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지, 창체(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빼곡히 적혀는 있지만 개별 특성이 드러나지 않은 채 일반적인 내용들로만 기재되어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Q. 논술전형에서 논술고사 반영 비율이 대부분 높던데, 그럼 부족한 내신 성적을 논술로 커버할 수 있는 거죠?

A. 단순하게 반영비율만 보자면 논술의 비중이 높은 것이 맞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올해 논술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논술 문제 역시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논술만으로 수험생을 변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올해 논술전형의 선발 인원은 1만 2146명으로, 1만 3310명이던 2019학년도에 비해 축소됨에 따라 논술전형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 준비가 잘 되어 있을 경우 다소 부족한 내신 성적을 논술고사로 만회할 수 있는 것이지, 평균 내신 성적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낮은 데도 논술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Q. 수시 추가 합격을 노린다면 어떤 전형이 좋을까요?

A. 전형별로 지원하는 학생들의 특징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은 최초 등록률이 다른 전형에 비해 낮은 편이다. 교과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내신성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전형에서도 유리한 편이라 중복 합격으로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 반면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목표 대학에 지원할 정도의 학생부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수시 원서 대부분을 논술 전형으로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있고, 합격할 경우 등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 실제로 논술전형은 약 80% 이상의 등록률을 보이고 있다.

위와 같은 각각의 이유 때문에 추가 합격을 노리는 학생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교과전형 외 다른 전형은 교과 성적 외에 다른 전형요소를 함께 평가하기 때문에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지만, 교과전형의 경우 대부분 내신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합격권이 좀 더 명확하다. 즉 추가 합격으로 인해 합격자의 성적이 낮아진다고 해도 그 범위가 비교적 구체적인 편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자녀의 성적이 추가 합격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추가 합격을 노리고 교과전형에 무작정 지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입시 고수 학부모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주변의 특정 사례를 듣고는 그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자녀와 동일시해 틈새만을 노리고 지원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입시는 전년과 동일하게 진행되지 않을 뿐더러 동일한 조건의 학생도 없다. 진짜 입시 고수 학부모라면, 자녀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녀에게 적합한 전형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 지원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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