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전체 해외투자액 44.9% 증가
제조업 1년 만에 140% 급증
해외에 공장 늘리는 등 투자
고용시장 어쩌나, 악화 우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제조업부터 부동산 관련 산업이 국내보단 해외로 눈을 돌려 투자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부동산·금융보험·도소매·광업 분야의 전체 해외 투자액은 141억 1000만 달러(약 16조 7000억원)로 나타났으며, 작년 1분기 대비 43억 7000만 달러(44.9%)나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4분기 이후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지난해 1분기 직접 해외투자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특히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이 크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 생산공장을 짓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해외 투자가 57억 9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3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전체 증가폭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증가율도 2년 만에 최고였으며, 1년 전보다 140%나 급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해외에 공장을 늘린 것이란 게 투자핵심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2조 1000억원을 들여 미국 2위 냉동식품업체를 인수했는데, 현지 판매를 위해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가별로는 미국 투자가 41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9억 9000만 달러) 대비 21억8000만 달러 증가했고, 중국 투자(16억 9000만 달러)가 10억 3000만 달러 증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미국 투자는 보호무역 확대로 인한 미국 현지시장진출 목적의 투자가 증가했고, 중국 투자는 반도체, 정보통신(IT) 등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가 많았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문제도 해외직접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인건비나 생산요소 문제도 있고, 국내 시장규모가 작은 데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국내보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미국이나 중국 시장은 규모가 크다 보니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도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과장은 “해외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대규모 M&A(인수합병)에 나서거나 생산 시설 증설 투자에 나선 게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장도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과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019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장도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과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019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 같은 제조업의 해외 투자 증가는 얼어붙은 국내 고용시장을 더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들이 해외로 탈출하는 이유는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올리고, 근로시간을 대책 없이 줄이고, 세금인상에 사방으로 규제까지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산업 안전과 환경보호를 내세워 있는 공장 문까지 닫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에서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간 설비투자라든가 건설투자도 굉장히 부진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할 정도로 정부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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