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5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5

“건강 이유”로 사퇴한다고 했지만

막말 논란에 휩싸이며 사과하기도

황교안 대표와의 불화설도 나돌아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이 17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가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석달여 만이다. 한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를 두고선 정치적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건강상의 이유로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내년 총선의 칼자루를 쥔 그가 갑자기 사퇴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한 의원은 지난주부터 사무처 실국장 회의에도 연이어 불참하는 등 와병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한 의원이 최근 막말 논란에 연루되면서 사퇴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 의원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한 의원은 “기자들이 바닥에 앉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며 “자리 이동을 위해 엉덩이로 밀고 가니 보기 좋지 않아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지난달 7일에도 사무처 직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등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국회에서 당무 현안을 보고 받던 중 한 당직자를 향해 “×××, × 같은 놈”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부적절한 언행이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한 의원은 “회의에 참석한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이후 회의 진행에 좀 더 진지하게 임하겠다”면서 “사무처 당직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사무총장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인격말살적·인격파괴적 욕설과 비민주적 회의 진행으로 사무처 당직자의 기본적인 자존심, 인격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또 “사무총장은 욕설을 직접적으로 들은 당사자뿐 아니라 해당 회의에 함께 있던 사람들, 그리고 사무처 당직자에게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7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7

한 의원 사퇴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황 대표와의 불화설이 나돌았다. 황 대표는 당 안팎에서 막말 논란이 커지자 막말 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막말 논란 이후 당내 주요사항 결정에서 배제된 한 의원이 누적된 소외감을 폭발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사퇴의 뜻을 밝혔고, 논의를 많이 했지만 본인의 뜻이 분명해 사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사퇴 배경을 두고선 “건강상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안다. 지난주부터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후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황 대표는 “적절한 분을 가급적 빨리 찾아서 후임을 임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사무총장 후임에는 영남권 3선 의원인 강석호·김재원·이진복 의원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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