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시설 5곳을 해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확대 양장 회담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 위원장(오른쪽 가운데).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시설 5곳을 해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확대 양장 회담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 위원장(오른쪽 가운데). (출처: 뉴시스)

VOA, 작년 11월 핵전력 지침 ‘강습제강’ 입수 보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핵무기 빼앗기 위한 수작”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군부에 하달한 지침에서 북미회담의 목적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그간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한·미 정부의 설명과는 정면 배치되는 발언이다.

VOA는 이날 자체 입수한 북한 대외비 문건 ‘강습제강’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강습제강은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발간된 대외비 문건으로, 북한 지도자의 실제 생각과 계획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핵무기를 빼앗기 위한 협상 수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전력에 겁을 먹고 핵무기를 빼앗기 위해 협상을 하자고 수작을 걸어왔다”며 “자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대통령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가 만난신고(천신만고)를 다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4번갱도 폭파 모습.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4번갱도 폭파 모습.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이 자신과 직접 대면해 비핵화할 것이라고 여섯 번이나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도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당과 북한 정부의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군부를 대상으로 한 문건에선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미·북 정상회담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첫 걸음’으로 규정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했다고 VOA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하달한 강습제강에 대해 문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강습제강이나 학습제강 등의 문건에 대한 보도가 과거에도 있었다”면서도 “지금 보도된 강습제강이라는 문건의 진위 여부 등을 검토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DB 201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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