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사상 최고성적인 종압 5위를 기록했다. 위쪽 사진은 빙속 남녀 500m를 석권한 모태범과 이상화. 아래 사진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연합뉴스)

유일하게 빙상 전 종목 석권… 새로운 기록들 맘껏 양산
평창 유치실패의 아픔 밴쿠버서 태극기 맘껏 휘날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경인년 백호의 기운을 잔뜩 받았던 한국은 밴쿠버동계올림픽이란 첫 단추를 잘 끼우면서 올 해 굵직한 국제대회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2월 13일부터 3월 1일까지 보름간 평창 유치실패의 아픔이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는 금 6, 은 6, 동 2개로 종합순위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저력을 각인시켰다. 특히 빙상 전 종목에서는 유일하게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1992년 김윤만의 은메달, 2006년 이강석의 동메달이 올림픽 빙속 종목에서 따낸 메달의 전부였지만, 밴쿠버에서만 금 3, 은 2개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남겼다.

첫 메달은 개막 하루 만에 스피드 스케이팅 이승훈으로부터 나왔다. 이승훈은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의 은메달 이후 한국은 무더기 메달 사냥에 성공한다. 그것도 금메달이 3개나 쏟아지게 된다.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은 기대를 걸었던 이강석과 이규혁이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는 사이 깜짝 우승을 해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게 된다.

모태범이 한국 빙속의 금메달 갈증을 해결해줬지만, 1개로는 만족할 수 없었는지 여자 500m에선 동갑내기 이상화가 독일의 최강자 예니 볼프를 제치고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모태범과 이상화의 활약으로 한국은 빙속의 꽃인 남녀 500m를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나라가 됐다.

이어 1만m마저 이승훈이 정복했다.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실격당하는 행운이 따르긴 했지만 쇼트에서 빙속 선수로 전향해 1년도 채 안 된 경력으로 이 같은 성과를 보여 세계를 주목시켰다. 특히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외국선수가 이승훈을 어깨 위로 무등을 태워 1등으로 치켜세웠던 장면은 국민들의 가슴까지 시원케 했다.

또 각종 세계에서 우승은 했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던 빙속의 간판 이규혁은 4전 5기로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했으나, 실패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피겨 스케이팅에선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78.50)과 프리스케이팅(150.06) 그리고 합계점수(228.56)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완벽한 연기로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개인적으로 지난해부터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 그랑프리 대회, 올림픽까지 연속으로 모두 석권하면서 최초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전설적인 피겨계의 여왕으로 등극하게 된다.

전통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에선 2관왕 이정수 등의 활약으로 총 금 2, 은 4, 동 2개의 메달을 따냈다.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는 중국보다 먼저 결승점에 들어왔으나 제임스 휴이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하면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어온 5연패 달성이 무산됐다.

특히 휴이시 심판은 2002년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에 속아 김동성에게 실격을 주면서 금메달을 넘겨준 장본인이라 ‘솔트레이크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메달 여부를 떠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출전한 스키점프, 루지, 스켈레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프리스타일스키 등의 선수들이 선전했다.

한편 일본은 노골드에 그치며 한국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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