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 김태순 관장

▲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 김태순 관장ⓒ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시 위탁 받아 천태종서 운영…“질적 성장 이룰 것”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어르신들의 노후를 보다 윤택하고 활기차게 만들어드리기 위한 일환으로 각 지역마다 시립노인종합복지관이 세워졌다. 대부분의 노인종합복지관이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양적인 부분에서만이 아닌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어르신들을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민간이나 종교재단에 위탁운영을 맡기기 시작했다.

2000년 10월 개관한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 또한 2009년 8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천태종복지재단이 서울시와 위탁약정을 체결함으로써 더욱 힘찬 도약의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1년 365일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이제는 주변 어르신들에게 자식 같은 존재가 된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마침 복지관을 찾은 날은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어르신들을 위한 송년행사가 한창이었다.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밝은 색의 벽면과 환하게 밝힌 조명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문서작업, 뉴스검색, 게임 등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더해져 활기찬 기운마저 맴돌았다.

이에 작년부터 복지관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김태순(영운스님) 관장은 “다른 건 몰라도 어르신들이 생활하시는 곳은 언제나 밝고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많고,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보다 눈이 어둡다보니 복지관 내 조명이나 인테리어는 어르신들 위주로 바꾸고 개선하게 됐다고 한다.

▲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 댄스스포츠 동아리반. (제공: 복지관)
김 관장은 “어둡고 우울해 보이는 조명보다는 밝고 활력 넘치는 색상이나 인테리어가 어르신들 마음을 좀 더 밝게 해드리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어르신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쉬었다 가실 수 있는 복지관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종교재단에서 복지관을 맡아 운영하다보니 종전과는 다른 특이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을 것도 같은데 혹 달라진 부분이라도 있느냐는 질문에 김 관장은 “종교재단에서 맡는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것은 없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굳이 한 가지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제가 승려이다 보니 명절 때 차례음식 만들고, 제사상 차려드리는 것에 관심이 가게 되더라구요”라며 “북한이 고향이신 분이나 자식이 없으신 분, 갈 곳이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명절 때 복지관에서 차례를 지내드렸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물론 여느 복지관에서도 명절 때 차례를 지내고, 제사상을 차려드린다. 그렇지만 김 관장은 한꺼번에 올리는 합동차례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이번 명절 때 다섯 분의 어르신들에게 각각 따로 제사상을 차려드렸어요. 직원들이 명절 전날 차례음식을 준비하고 다음날 아침 집에서 제사지내듯이 병풍도 쳐드리고, 위패도 모시고 가정집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 한국야쿠르트 강북지점이 후원한 송년행사 저녁식사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차례음식도 각 제사상마다 새 음식으로 올려드렸다고 하니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김 관장은 “제가 승복을 입고 다니는데 어르신들 눈에는 승복이 우리네 한복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인지 제가 지나갈 때마다 한 번씩 어루만지시면서 ‘참 곱네, 좋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아요”라며 “그렇게 서로 인사를 하게 될 때마다 더 살가워지고 가까워지는 것 같아 저도 참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보통 스님들은 머리카락을 무명초라고 해 삭발을 하지만 김 관장이 속한 천태종에서 비구니(여자승려)는 머리를 깎지 않는다.

“저를 처음 본 어르신들은 스님이 머리를 기른다고 신기하게 생각하세요. 복지관을 맡으면서는 머리를 기른 것이 사람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해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과 조건을 이웃을 향한 사랑과 나눔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의 힘을 가진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김 관장은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복지관이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곳, 기쁨과 삶의 활력을 느끼실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양적인 실적보다는 한 분, 한 분에게 만족을 드릴 수 있는 질적인 성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