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러다이트운동
[IT 이야기] 러다이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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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19세기 초 영국 중동부에 위치한 노팅엄 인근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던 영국의 직물노동자들이 공장에 불을 지르고, 기계를 파괴한 사건이 일어났고, 이 같은 집단적 행동은 이듬해에  주변 도시인 요크셔, 랭커셔, 레스터셔 등으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발생한 사회운동을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부른다. ‘러다이트 운동’의 시작은 바로 자국인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혁명’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방적작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면서, 기계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게 돼, 자연스럽게 많은 숙련공들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됐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실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숙련공들의 작업을 기계가 대체하게 되면서, 고용주들은 비용이 비싼 숙련공들은 해고하고, 저렴한 임금의 단순 노동자들만 고용하게 되면서, 실업은 물론 고용주들의 계속되는 임금 하락 시도와 함께 식료품 등의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빈곤과 굶주림에 시달렸던 당시의 시대상이 본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저임금과 빈곤에 시달리며, 또한 18세기 말인 1799년 영국정부가 제정한 단결금지법(Combination Act)으로 노동조합의 결성이 불가하여, 단체교섭권을 가질 수 없게 되었으며, 임금협상을 위한 파업 등도 불가하게 됐다. 결국 실직, 빈곤 상황에 몰리었으나, 아무런 대안을 가질 수 없었던 노동자들이 기계를 원망하면서 이를 파괴하는 운동이 바로 ‘러다이트 운동’인 것이다. 18세기 후반부터 기계를 파괴해 온 ‘러드(Ned Ludd)’라는 인물을 본 따 ‘러드들’이라는 의미의 ‘러다이트’들이 기계를 파괴했다는 의미로 이 사회적 운동의 이름을 명명했다. 

그 당시의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기계들이 무척 원망스러웠을 것이며,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길이 없는 약자들에게는 무생물인 기계를 파괴하는 것이 유일한 불만 해소책이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기계 파괴운동은 정부의 강력한 진압과 주동자 처벌로 마무리 되었으나, 본 운동이 노동자들의 생존과 권익을 요구했던 최초의 노동운동이라는 데에는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산업혁명으로 인한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극단의 경우는 아니더라도, 최근에도 기술의 발전, 산업과 서비스의 분화 등 다양한 이유로 수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산업의 발전에 따라 기존에 송, 수신 양측 간에 전화라인을 연결, 교환해주던 전화 교환수, 자동차의 출현으로 사라지게 된 마부, 인력거꾼, 카드결재로 인해 필요가 사라진 버스안내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직업들이 없어졌다.

그렇다면 과연 “기술의 발전이 직업을 소멸시켰는가?” 라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고개를 가로 저을 것이다. 바로 새로운 영역의 출현으로 인해 또 다른 숱한 직업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특히 3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IT기술의 폭발적 성장은 숱한 연관 직업을 창출하였던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 설계자나 개발자, 빅데이터 분석가, 전자상거래 전문가 등 IT산업을 통한 직업창출 유발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현대 직업 분야의 상당한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약 200여년 전에 발생한 ‘러다이트 운동’은 분명 일어날 수 있는 노동계층의 분노의 표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되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이를 보완할 방법을 당시의 영국 정부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저 무력으로 진압하여, 갈등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에만 급급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국가의 성장이나, 인류의 발전 등에 하등 도움이 되질 않는 것이 그 간의 역사적 경험이 잘 증명하고 있다. 문제점을 덮고, 감추고, 일시적인 모면으로 일관하다 보면, 향후에는 현재보다 훨씬 큰, 아예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거져,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후손들에게 부담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사 ‘러다이트 운동’때문에 다양한 혁신이 제동을 받고 있다.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톡의 승차공유 서비스인 ‘카카오 모빌리티’서비스, 한국형 에어앤비라는 숙박 IT플랫폼, 원격의료법 시행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들이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저항으로 출시가 미루어지고 있다. 표외에는 국가의 발전이나, 국민의 복지따윈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의 개혁 없이는 산업과 기술의 발전이 새롭게 변질된 ‘러다이트 운동’으로 사라질 판이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나 후손들에게 너무나 큰 부담과 손해를 입히는 자학행위나 다름없다. 강력한 ‘혁신’ 없이는 성장은 고사하고 현재의 위치도 고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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