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16년전 국가보안법 사태와 닮은 홍콩 ‘송환법’… 소멸 수순?
[이슈in] 16년전 국가보안법 사태와 닮은 홍콩 ‘송환법’… 소멸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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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집회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이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반송중(反送中)'이라 쓰인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9일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집회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이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반송중(反送中)'이라 쓰인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2003년 국가보안법 시위로 철회

철회 아니라지만… “자연사 관측”

선거 앞둔 의원들 강행 안할듯

[천지일보=이솜 기자] 홍콩 정부가 100만 홍콩 시민의 분노를 폭발하게 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연기 방침을 밝힌 가운데 결국 2003년 국가보안법의 전철을 밟아 ‘자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3년 퉁치화 당시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헌법인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국가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 등에 대해 최장 30년 감옥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던 당시 퉁 전 장관은 국가보안법 제정을 자신했지만 2003년 7월 1일 50만명의 홍콩 시민이 도심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사태는 달라졌다.

50만 시위에도 퉁 전 장관은 국가보안법 강행 의사를 밝혔으나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이 7월 9일 입법회를 포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퉁 전 장관은 시위 직전인 7월 7일 성명을 내고 “대중의 의견을 들어 법안을 재검토 하겠다”며 국가보안법 2차 심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9월 5일에는 국가보안법 초안 자체를 철회했다.

이후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라는 중국 중앙정부의 압력에도 홍콩 정부는 아직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밀어붙이고 있는 송환법 역시 국가보안법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망친 살인범의 대만 인도를 위해 범죄인 인도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난 2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범민주 진영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지난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의 홍콩 시민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반대 시위를 벌였다. 12일에는 입법회를 둘러싸고 수만명이 법안 2차 심의 저지 시위를 벌였다.

그럼에도 법안 추진을 강행하던 홍콩 정부는 경찰의 강경 진압 등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법안 추진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법안 철회’는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사실상 ‘소멸’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 입법회 의원의 임기가 내년 7월 끝나기 때문에 이 기간 내 법안이 재추진되지 않으면 법안은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내년 입법회 선거가 예정된 만큼 친중파 의원들이 송환법을 무리하게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2003년 국가보안법 철회 후 벌어진 선거에서 분노한 시민이 ‘표심’으로 친중파 의원들을 심판, 이들은 패배를 맛본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 홍콩 입법회 의장 앤드루 윙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정부가 입법회 의원 임기인 내년 7월까지 법안 2차 심의를 재개하지 않는다면 법안은 ‘자연사’의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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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19-06-16 20:06:07
풍선도 누르면 반발하게 되어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