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들이 12일 입법원 근처 도로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출처: 뉴시스)

홍콩 경찰들이 12일 입법원 근처 도로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16일(현지시간) 홍콩 성도일보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송환법 연기 기자회견이 끝난 오후 9시경 30대의 한 홍콩남성이 흉기로 경찰의 접근을 막은 채 대치하다 난간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고 보도했다.

소방당국 구조대는 숨진 남성의 어깨를 잡았으나 격렬하게 저항하다 떨어졌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사망한 량(梁)모씨는 난간에 ‘반송중’(反送中·중국 송환 반대)과 “중국 송환 전면 철회, 우리는 폭동이 아니다. 학생과 부상자를 석방하라. 캐리 람 하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1차선을 차단하고 에어매트를 펼치고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사고 후 홍콩 경찰은 량씨가 시위하던 근처에서 두 장의 유서를 발견했으며 후사를 부탁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량씨의 사망 이후 홍콩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자고 제안했으며, 량씨가 숨진 자리에는 추모객들이 모여들어 헌화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은 설명했다.

현재 홍콩은 홍콩 행정부가 중국과 함께 추진한 범죄인 인도 협정 개정안을 둘러싸고 시민들과 대치하는 최악의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시민 100만명이 거리로 몰려 나왔으며 12일에 열린 시위에서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BBC는 최고 1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30년 전 텐안먼 비극이 재연되는 것을 당장은 막았지만 홍콩의 정국 긴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며, 홍콩 시민들이 캐리 람 행정장관의 개정안 연기를 믿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지금도 완전한 법안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민들은 16일에도 대규모로 거리에 나와 인도법 완전 철회와 폭력 진압에 대한 사죄 및 람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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