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분규 일지. ⓒ천지일보 2019.6.16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분규 일지. ⓒ천지일보 2019.6.16

2차 잠정합의안 74.4% 찬성

‘노사상생 공동선언문’도 채택

“QM6·XM3로 도약하는 기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년간 이어온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찬반투표를 통과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노사가 대립하는 사이 부진해진 판매실적과 신차 수출 물량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14일 지난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74.4%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투표에는 조합원 2149명 가운데 2063명(투표율 96.0%)이 참여했다. 노사는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을 오는 24일 부산공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왼쪽)가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르노삼성차 신형 XM3를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왼쪽)가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르노삼성차 신형 XM3를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3.28

◆29번 교섭, 2차례 찬반투표 끝에 타결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18일 임단협 협상을 위해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1년 만에 합의를 이뤘다. 이 기간 노사는 총 29번 만나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약 312시간의 파업(부분·전면)에 나섰고,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 끝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번 2차 잠정합의안은 1차 잠정합의안과 비슷하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동결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중식대 보조금 3만 5000원 ▲성과급 976만원 및 생산성 격려금(PI) 50% 지급 ▲배치전환 절차 개선 ▲현장 근무 강도 완화 위한 직업훈련생 60명 충원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협력업체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선언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이 새롭게 추가됐다. 아울러 모범적인 노사 관계로 돌아가 재출발하기 위해 그동안의 갈등 관계를 봉합하고 향후 노사 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함께 지켜갈 것을 약속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 타결로 부산공장은 르노 그룹 내 최고 수준의 생산 경쟁력을 유지하며 미래 생존을 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르노삼성차는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에 속해 있어 이 지역에 대한 수출 다변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15~2017년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매듭지으며 노사 상생의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파업 등으로 회사의 경영 손실 및 부산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노조가 강한 투쟁을 하면서 얻고자 했던 것은 ‘근무환경’ 개선이었다. 사측에 기본급 동결 조건으로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인력 충원과 배치전환 절차 등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아 파업으로 맞선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 동결 등 합의안에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업무 강도 조정 및 조합원들이 물리치료를 받게 되고 중식시간 늘어난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형황. (자료: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19.2.10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형황. (자료: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19.2.10

◆XM3 물량확보… 노노갈등도 풀어야

임단협 합의는 이뤘지만 르노삼성차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계속된 파업으로 르노삼성차의 실적은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1~5월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는 2만 8942대로 전년 같은 기간(3만 3800) 대비 14.4%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7만 297대)보다 45.6% 감소한 3만 8216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르노삼성차는 수출 물량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부산공장은 오는 9월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로그를 대체할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최소 적정 물량인 20만대의 절반인 1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다. 때문에 르노삼성차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로그의 후속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 부산공장 생산량은 반 토막이 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임단협 논의과정에서 불거진 ‘노노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노조원들과 불참자, 비조합원들 간에 대립했던 감정을 풀어야 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당장 다음 달부터 ‘2019년 임단협’ 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기본급 동결에 동의한 노조가 2019 임단협에서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10일부터 더 뉴 QM6 LPe(LPG 엔진 버전)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19.6.9
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10일부터 더 뉴 QM6 LPe(LPG 엔진 버전)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19.6.9

◆‘더 뉴 QM6’로 경영정상화에 박차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 출시할 ‘더 뉴 QM6’를 차질 없이 생산해 경영정상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유일의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QM6 LPe’ 모델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된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인증을 완료한 QM6 디젤 모델도 출시된다. WLTP 인증을 통과하면서도 출력을 상승시킨 게 특징이다. 또한 르노삼성차는 SUV와 세단의 중간 형태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 인스파이어’를 예고한 대로 내년 초 정상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고객들이 더 뉴 QM6와 내년에 출시할 XM3 인스파이어에 매우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생산, 연구개발, 판매, 품질, 지원 등 전사 모든 부분에서 르노삼성차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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