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5일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15일(현지시간)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이 결국 잠정적으로 두손을 들며 ‘송환법’ 추진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발자국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범죄인 인도법’ 개정 추진을 연기하겠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전날 오후 홍콩 핵심 관료들과 심야 회의를 한 후 이날 오전에도 대책 회의를 했다.

회의 결과 최근 격렬해지는 시위 상황 등을 고려해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람 장관은 중국 중앙정부에도 이를 통보했으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深천<土+川>)에 직접 내려와 대책 회의를 했으며, 전날 밤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만나 법안 연기를 지시한 것으로 홍콩 언론들은 분석했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이하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 현장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도 울려 퍼졌다.

15일(현지시간) 홍콩 명보에 따르면 한 집회 참가자가 기타를 들고 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한 홍콩 어머니는 “이 노래의 내용을 알고 싶다면 ‘광주의 노래’를 검색해 보라”며 “변호인, 택시드라이버, 1987을 보셨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017년 100만 명의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할 때 이 노래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가 국내외 반발에도 12일 '범죄인 인도법(도망범 조례逃犯條例)' 개정안에 대한 2차 심의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심의를 저지하기 위해 입법부 청사 주변 도로를 봉쇄했다(출처: 뉴시스)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가 국내외 반발에도 12일 '범죄인 인도법(도망범 조례逃犯條例)' 개정안에 대한 2차 심의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심의를 저지하기 위해 입법부 청사 주변 도로를 봉쇄했다(출처: 뉴시스)

이 어머니는 노래의 전반부를 광둥어, 후반부는 한국어로 불렀으며, 수천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플래시를 깜빡거리며 박수를 보냈다.

지난 12일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입법회 건물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를 벌이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에 대해 집회에 참가한 홍콩 어머니들은 “누가 자식에게 물대포를 쏘고 최루탄을 퍼붓느냐, ", 우리 아이들이 총에 맞아 죽기 전에 떨쳐 일어나 아이들을 지키겠다‘며 캐리 람 행정장관과 폭력을 행사한 경찰을 비난했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6일 시위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 12일 입법회 인근 시위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사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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