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양현석은 14일 YG 홈페이지에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했다. 양현석은 14일 YG 홈페이지에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비아이 ‘마약 의혹’ 일파만파에

양현석 대표 전격 사퇴 결정

“치욕적 말 무분별하게 쏟아져”

경찰 “관련 사안 철저히 수사”

비아이 ‘카톡 상대’ 한서희

“나 아닌 양현석에 초점 맞춰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마약 의혹’을 받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리더 비아이(본명 김한빈, 23) 사건을 양현석(50) 대표가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양 대표가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경찰은 ‘비아이 사할 전담팀’을 꾸리며 양 대표도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4일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물론 YG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 등 언론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과거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며 “수사 대상자가 많아지거나 복잡해지는 등 상황에 따라 광역수사대 또는 지능수사대 등 추가인력을 투입해 관련 사안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 흐름상 필요할 경우 양 대표도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담팀은 경기남부청 마약수사대장이 팀장을 맡고, 16명으로 꾸려진다.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디스패치가 지난 11일 마약류 위반 피의자 A씨와 나눈 마약 관련 카톡 대화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비아이는 ‘그건 얼마면 구하느냐’ ‘너는 구하는 딜러(마약 판매자)가 있느냐’ ‘엘(LSD: Lysergic acid diethylamide, 강력한 환각제의 일종)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등의 질문을 했다. 또 대마초 흡연 사실도 본인이 직접 밝히고 LSD 대리구매를 요청했다.

해당 보도에 등장하는 A씨는 지난 2016년 8월 서울 자택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3일 이데일리의 보도로 A씨가 과거 YG 소속이었던 가수 연습생 출신 유명인 한서희로 드러났다.

[천지일보·스타천지=안현준 기자] 그룹 아이콘의 멤버인 비아이가 5일 밤 서울 강남구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에서 열린 제12회 A-Awards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5
[천지일보·스타천지=안현준 기자] 그룹 아이콘의 멤버인 비아이가 5일 밤 서울 강남구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에서 열린 제12회 A-Awards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5

당시 경찰은 한서희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비아이와 메신저 대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에서 비아이는 “너랑은 (마약을) 같이 했으니까” “한번에 많이 사다 놓을까?” “대량 구매는 할인 없냐” “센 것이냐, 평생하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용인동부서는 지난 2016년 8월 22일 한서희에 대한 피의자 신문 조사에서 비아이와의 카톡 내용을 바탕으로 마약류인 LSD 전달 사실을 추궁했다. 한서희는 “카톡 대화 내용은 사실”이라며 2016년 5월 3일 마포구에 있는 아이콘의 숙소 앞에서 LSD 10장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서희는 3차 피의자 신문에선 “(카카오톡)대화 내용만 이럴 뿐, 실제로 비아이가 마약을 확보하거나 투약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 같은 입장 변화에 한서희는 양현석 YG 대표가 사건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회유·협박했다고 폭로했다. 한서희는 이 같은 내용을 공익신고 형태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했다.

한서희의 신고를 대리한 방정현 변호사와 인터뷰를 한 KBS 보도에 따르면 양 대표는 한서희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며 “너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은 당장 마약 검사를 해도 나오지 않는다”며 “주기적으로 마약 검사를 하고, 만약 마약이 검출되면 일본으로 보내서 마약 성분을 빼낼 수 있기 때문에 검출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이 그런 문제로 경찰서 가는 것이 싫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충분히 사례도 하고, 변호사도 선임해 줄 테니 경찰서에 가서 모든 진술을 번복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한서희는 결국 양 대표가 선임해 준 변호사와 3차 조사에 임했고, 모든 진술을 뒤집었다.

결국 비아이는 카톡 증거 등이 확보된 이후에도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경기남부청은 한서희 주장과 담당 수사관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청은 “국민권익위가 공익신고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이첩 기관을 결정하겠지만, 우리가 김씨 사건을 수사하는 만큼 책임지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서희 (출처: 한서희 인스타그램)
한서희 (출처: 한서희 인스타그램)

전담팀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한서희와 접촉해 기존 주장을 번복하거나 2016년 당시와 사실관계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재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양 대표는 이날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하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23년 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늘 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 내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서희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를 판매책이라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판매가 아니라 교부다. 금전적으로 이득 본 것 없다”며 “교부에 대해서 재조사가 이뤄진다면 성실히 조사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염려하는 부분은 양 대표가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하며 협박한 것과 경찰 유착 등이 핵심 포인트인데 그 제보자라는 이유만으로 나한테만 초점이 쏠릴 게 걱정된다”며 “저란 사람과 이 사건을 제발 별개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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