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작가

영국의 정치인인 마가렛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가 교육장관을 하던 시절에 국가재정의 건전화를 위해 어린이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우유를 유료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국민들의 큰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우유를 갑자기 유료로 전환하자 각지에서 반대 데모가 일어났고 급기야 우유도둑이라는 비난까지 듣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정책을 밀고 나갔다. 정치인에게는 이미지가 중요한 것인데, 우유도둑이라는 말까지 듣는 상황에서 자신의 정책을 고집해 나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불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그녀의 정치 스타일이었고 결국 그 정책을 통해 흔들리던 영국의 경제는 차츰 호전이 되면서 더 많은 영국인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영국이 그녀를 존경한다는 것은 다양한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영국 신문은 기사에서 그녀를 표기할 때 ‘SHE’라고 대문자로 표기한다. 이는 여왕을 가리킬 때만 사용했던 표기법이다. 영국인들이 그녀를 얼마나 존경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도 영국인들은 나라가 어지러울 때면 그녀를 그리워할 정도다. 그녀가 이런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위기 때마다 그녀 자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 나갔기 때문이다.

이부진은 지난 2010년 3월 신라호텔 지하 아케이드 내에 있던 ‘명품 위의 명품’으로 꼽히는 최상위 브랜드인 ‘에르메스’ 부틱을 지상 1층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단행했다.

사실 처음엔 반발이 심했다. 영빈관 등 고졸한 한옥건물과 호텔건물로 이뤄진 신라호텔은 오픈 이래 상업매장을 노출된 1층 전면에 배치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고의 브랜드인 에르메스 이미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런 조치는 거의 모험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부진은 이를 과감히 단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에르메스 신라호텔 부틱은 우아함을 한껏 뽐내며 호텔을 찾는 일본인 등 해외인사들과 국내 상류층 고객들에게 화제가 될 정도다. 화제가 되면서 매출도 지하에 있었던 때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자신에 대한 신념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가렛 대처와 이부진의 정책이 승리한 게 아니라, 그들이 믿고 있는 신념이 승리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길을 정했다면 그 길을 계속 걷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 옆에서 좀 더 좋은 다른 길을 제안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다면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을 정상에 서게 한 바로 ‘그것’은 무엇이었는지. 아마도 그것은 하나였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고 변화를 이끈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가슴에 강한 신념을 품고,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자신의 신념을 배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심하고, 기억하라. 그리고 실천하라. 강한 신념을 지닌 자만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하여 당신의 신념을 의심하지 마라. 그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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