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전경사진. (제공: 거창군)ⓒ천지일보 2019.6.14
거창군 전경. (제공: 거창군)ⓒ천지일보 2019.6.14

해인사, 합천·거창 역사 유치 추진위에 동시가입
해인사, 불교신문에 해인사IC에 역사 유치 성명

 

합천군 “합천군과 합의없이 해인사가 유치 나서”
거창군 “지리적으로 해인사IC에 유치해야 경제적”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 역사 유치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며 지자체들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중에 합천군 대표 관광명소인 합천 해인사가 합천군과 거창군 남부내륙철도추진위원회에 동시 가입해 갈등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해인사가 해인사 IC에 서부경남KTX 역사를 유치할 목적으로 거창군과 뜻을 같이하면서 서부경남KTX 역사 유치 갈등은 합천군과 거창군·해인사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출한 용역보고서에서는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위치를 합천 용주면으로 명시했다. 이에 기초해 합천군은 용주면에 서부경남KTX 역사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반면, 거창군과 해인사는 야로면 인근 해인사IC에 위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4조 7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김천을 시작으로 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거제를 잇는 총연장 172.38㎞로 오는 9월 국토교통부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내년부터 2년간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예정이다. 국가균형발전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이다.

◆“합천군과 합의없이 해인사가 역사 유치 나서”

합천군 관계자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인사 주지스님이 올 3월 (서부경남KTX) 역사(해인사IC) 유치를 위한 성명서를 불교신문에 발표해 일이 커졌다”고 했다. 합천군은 해인사 측이 발표한 성명서와 관련 불만을 숨기지 않고 “군과 합의 없이 진행된 일방적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관계자는 “해인사가 거창군과 합천군 남부내륙철도추진위원회에 동시 가입해 활동하면서 갈등에 불을 지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인사는 지난 7일 문준희 합천군수가 주재한 남부내륙철도역사추진위원회 대책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22일.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 해인사 중심사찰인 대적광전. ⓒ천지일보 2018.5.22
해인사 중심사찰인 대적광전. ⓒ천지일보 2018.5.22

현재 합천군은 KDI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군내(용주면) 남부내륙철도 역사 유치의 정당성을 주장, 거창군과 해인사에 역사 유치 추진사업에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합천군 관계자는 “거창군은 남부내륙철도와는 상관이 없는 도시다. 철도 노선이 지나가는 것도 아니다. 인접 지역에 역사가 들어서면 이용할 뿐”이라며 “해인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있어 ‘야로’에 유치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또 국가 추진 사업에 거창군이 나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해인사IC에 역 유치시 합천지역에 골고루 혜택”

하지만 거창군과 해인사의 입장은 다르다. 거창군은 지난 5월 30일 해인사와 공동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이달 1일 유치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민, 그리고 지역 경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KTX 역사’를 해인사IC에 유치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을 편다.

같은 날 거창군 관계자는 “해인사IC에 역사를 유치하면 합천과도 가깝고, 거창, 서대구 등 인근 지역이 혜택을 본다. 합천군에서 주장하는 용주면에 유치할 경우 골고루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 이는 지리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KDI 용역보고서의 문제점도 없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KTX 합천 위치 명시’ 부분에 대해 “KDI 보고서는 만든 지가 오래됐다. 실제 권한이 없다. 반드시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 기자는 13일 오후 해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진각스님(해인사 선림원장)과 통화했다. 진각스님은 “지난 7일 문준희 합천군수가 주재한 남부내륙철도역사추진위원회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는 해인사 대책위원(자격)으로 참석한 것이 아니라 ‘합천불교연합회장’으로 그 자리에 갔다”고 해명했다.

스님은 “대책회의에서 지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합천지역에 어떻게 KTX를 유치해야 할지를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문준희 합천군수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때 저를 서부경남KTX 유치 위원으로 임명했다”고 합천군의 주장을 반박했다.

스님은 “야로(해인사IC)든 용주면이든 상관없이 합천지역에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부경남KTX 역사 위치를 두고 지자체들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지역민들의 우려와 갈등도 커지고 있다.

출처 경상남도 홈페이지.ⓒ천지일보 2019.6.14
출처 경상남도 홈페이지.ⓒ천지일보 2019.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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