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13일 오후 6시 30분 대학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총파업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강사·학생 등 참가자들이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13일 오후 6시 30분 대학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전면파업과 무기한 천막 철야농성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강사·학생 등 참가자들이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3

강사 “기말 성적입력 거부하겠다”

대학 “학생들 졸업·취업 문제 돼”

학생 “대학, 학습권 침해 안 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 시간강사 95명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는 13일 오후 6시 30분 대학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전면파업과 무기한 천막 철야농성 돌입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교조 경상대분회는 지난달 27일부로 대학본부 앞에서 강사법에 맞는 처우개선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해오고 있다.

개정 고등교육법인 '강사법'은 오는 8월부터 전국 모든 대학에서 시행된다.

노조는 이를 놓고 대학당국과 지난 3월 21일부터 5월 23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단체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13일 오후 6시 30분 대학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총파업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경상대 진보대학생넷 소속 학생들이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가 13일 오후 6시 30분 대학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전면파업과 무기한 천막 철야농성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경상대 진보대학생넷 소속 학생들이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양측은 지난 1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회의도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후 노동위원회는 합의가 힘들다고 판단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성웅 한교조 경상대분회장은 이날 전면파업을 선포하며 “지난 4일 강사법 시행령이 발표됐지만, 처우개선에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강사를 몰아내는 데 쓰이고 있다”며 “이 문제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생존권을 확보하고, 교육 주권을 쟁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노조는 "전면파업에 들어가며 성적입력을 거부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학본부 교무과 인사팀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도 단체협상은 매주 계속 진행한다”며 “협상 쟁점은 강사법 시행 이후에도 기존 강사들의 100% 고용승계인데, 대학으로서는 법령을 준수해야 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다. 기존 강사들을 우대할 수 있도록 가산점 적용 등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고용유지가 타협이 안되면 임금인상이라도 협의할 예정이다. 의견 차를 좁히고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상대학교 대학본부 앞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 측이 설치한 천막과 플래카드가 펼쳐져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12일 경상대학교 본부 앞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학교 분회 측이 설치한 천막과 플래카드가 펼쳐져 있다. ⓒ천지일보 2019.6.13

경상대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성적입력 이뤄지지 않을 시 학점 인정이 안 되고,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전산 상으로는 현재 임의로 성적입력을 할 수 없다. 성적입력 마감은 6월 말까지로, 파업이 장기화되면 학생들의 졸업, 나아가 취업까지 문제가 된다.

대학생과 대학원생들도 강사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날 경상대 진보대학생넷 등 한교조를 지지하는 학생연대는 “강사법 취지와는 달리 대학은 반대로 가고 있다. 강사를 해고하고 수업을 줄여 학생들에게서 선택권과 학습권을 빼앗고 있다”며 “기업과 자본의 논리로 대학 구성원을 벼랑 끝에 내몰려는 무자비한 시도를 학생으로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교수, 시간강사, 학생, 조교, 직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학교의 주인이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이 무너진다면 교육의 미래 역시 무너진다”며 “학생으로서 우리들의 스승인 강사분들을 적극 지지하며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로 번지게 되면 가장 큰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12일 경상대학교 본부 입구에 강사 처우개선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지난 12일 경상대학교 본부 입구에 강사 처우개선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19.6.13

오는 19일 오후 예정된 6차 단체협상에서도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교조 경상대분회는 지난 12일 쟁의행위를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해 94.3%의 찬성으로 가결한 바 있다. 조합원 총 95명 중 87명이 투표해 82명이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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