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 무등산 - 김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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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김규동

한 몸이 되기도 전에 
두 팔 벌려 어깨를 꼈다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간 다시 흩어진다

높지도 얕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는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박고 서서
아,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 견디었구나.
 

[시평]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이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진산인 무등산, 그 이름이 참으로 재미있다. 무등(無等), 등급이 없는, 그래서 너와 나의 상하가 없는, 그래서 모두 평등하다는 그런 의미의 이름을 지닌 산. 그러나 무등(無等)이라는 이 말은 등급이 없으므로 ‘그 이상 더 할 나위가 없다’는 의미 또한 지니고 있다. 등급을 매길 수가 없으니 더 이상 더 할 나위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무등산 마냥 사람들은 높지도 낮지도 않게 모두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박고 서서, 서로 두 팔 벌려 어깨를 끼고는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간 다시 흩어지며, 우리의 우리를 지키고자 했건 것 아니겠는가.

저 바라다 보이는, 그래서 그윽이 우리를 품고 있는 무등산의 넉넉한 품 마냥, 너와 나의 상하도 없이, 그래서 모두 더 할 나위 없는 세상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 모두 어깨와 어깨를 서로의 마음에 걸고는 하늘 아래 뿌리를 박고 선 모든 존재들, 소중하게 지켜내기 위하여, 무등산, 그처럼 오랜 세월 우리의 곁에서 우리를 그윽이 품으며 견디어 온 것이로구나.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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