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섬의 기억 간직한 오이도… “바다야 안녕”
[쉼표] 섬의 기억 간직한 오이도… “바다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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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 해안길 중심에 위치한 랜드마크 ‘빨강등대’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13
오이도 해안길 중심에 위치한 랜드마크 ‘빨강등대’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13

서울-오디오 대중교통 2시간

‘갯벌‧바다’ 아이들 학습마당

삼면 바다 따라 놓인 해안길

선사시대까지 이어진 역사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441호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버스, 기차,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한번쯤 “종점까지 가볼까” “종점은 어떤 곳일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반복된 일상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보는 건 어떨까.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도 과천, 안양, 군포, 안산까지 이어진 4호선의 끝에는 오이도가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육지가 돼 이름으로만 섬이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오이도는 갯벌과 바다, 현재와 선사시대를 한번에 만나볼 수 있는 장소다. 그 덕에 오이도는 아이들의 학습마당이 되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가족들의 나들이,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가 됐다.

기자는 지난 6일 서울(서울역 기준)에서 1시간 20분의 지하철과 버스로 30분 총 2시간가량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이도를 찾았다. 이날은 아쉽게도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흐린 날씨였지만 유모차 속 아이부터 노년의 부부까지 오이도를 찾아온 관람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6일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흐린 날씨였지만 유모차 속 아이부터 노년의 부부까지 오이도를 찾아온 관람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천지일보 2019.6.13
6일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흐린 날씨였지만 유모차 속 아이부터 노년의 부부까지 오이도를 찾아온 관람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천지일보 2019.6.13

오이도는 시흥시의 서남쪽 해변에 위치한 섬 아닌 섬으로 삼면이 바다여서 만조 때는 출렁이는 바다 내음을, 썰물 때는 살아 움직이는 바다 생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저녁에는 아름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는 시흥의 명소다. 섬의 모양이 마치 까마귀의 귀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에 ‘오질이도(吾叱耳島)’ ‘오질애도(吾叱哀島)’ 등으로 불렸다. 옥구도와 옥귀도를 함께 오질애섬으로 부른 것이 오질이도가 됐고 그것의 줄임말로 오이도가 된 것이다. 즉 한자표기의 오이(烏耳)를 음차한 것이다.

삼면의 바다를 따라 놓인 해안 길은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길과 자전거길이 마련돼 있다. 버스에서 내려 해안 길을 따라 걷다 처음 마주친 곳은 ‘황새바위길’이다.

황새바위길은 길이 200m, 너비 3m 규모의 갯벌탐방로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물위로 떴다가 내려가는 부교로 조성됐다. 방문 당시에는 밀물로 물위에 떠있는 상태여서 걸을 때마다 ‘꿀렁꿀렁’ 거려 마치 고무보트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 끝까지 들어갈수록 꿀렁거림과 바람은 거세졌지만 바다 중앙에 서있는 것만 같은 느낌과 온 몸으로 바다를 느낄 수 있었다.

바다와 갯벌을 느낄 수 있는 탐방로 ‘황새바위길’ ⓒ천지일보 2019.6.6
바다와 갯벌을 느낄 수 있는 탐방로 ‘황새바위길’ ⓒ천지일보 2019.6.6

해안 길 곳곳에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별헤는 밤’ 등이 새겨진 구조물들이 있는 ‘옛 시인의 산책길’이 조성돼 한 수 읽어가며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옛 시인의 산책길 중간에는 하얀 철재로 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인 ‘생명의 나무’가 있다. 높이 8.2m에 지름 15m 크기인 생명의 나무는 오이도가 가진 역사와 이곳에 머물렀던 생명, 사람들의 흔적을 되살리고 후대에 길이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특히 어두워지면 밝히는 조명에 색색 옷을 입어 더욱 아름답다.

각종 조명에 색색옷 입은 ‘생명의 나무’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13
각종 조명에 색색옷 입은 ‘생명의 나무’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13

길 따라 걷다 보니 해안 길 중간에 드디어 오이도의 랜드마크인 ‘빨강등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촌체험 관광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빨강등대는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오이도에 가면 빨강등대 전망대는 꼭 올라가 봐라”는 조언을 듣고 왔던 터라 기대하고 왔지만 이날은 ‘점검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올라갈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신 빨강등대 주변으로 모여 있는 갈매기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자세히 보니 빨강등대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제법 모였다. 다들 손에는 새우맛 과자를 쥐고 연신 하늘 위로 손을 뻗었다. 갈매기에게 밥을 주기 위해서다. 일부는 새우맛 과자를 하늘 위로 던지기도 했는데 그 찰나에 갈매기들이 잽싸게 받아먹는 모습이 신기했다.

한 아이가 갈매기에게 새우맛 과자를 주며 웃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6.13
한 아이가 갈매기에게 새우맛 과자를 주며 웃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6.13

발걸음을 돌려 오이도의 또 다른 명소 ‘선사유적공원’을 방문했다. 오이도는 각종 어패류가 많이 나는 관광지이자, 신석기 시대를 비롯한 각 시기의 유적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발굴돼 국가사적 441호로 지정된 중요 유적지기도 하다.

오이도는 원래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인 1932년 갯벌을 군자염전으로 이용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1960년대 윤무병 교수에 의해 안말패총이 학계에 알려지고 1980년대 말 간척사업으로 시화지구가 개발되면서 섬 전체에 신석기시대 패총과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이 발견됐다. 이에 2002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41호로 지정되고 이 일대를 보존정비하면서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에 주안점을 두어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을 조성된 것이다.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의 억새길과 선사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조형물과 움집, 체험공간 등이 조성된 ‘선사체험마을’의 모습.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6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의 억새길과 선사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조형물과 움집, 체험공간 등이 조성된 ‘선사체험마을’의 모습. (제공: 시흥시청) ⓒ천지일보 2019.6.6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은 선사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조형물과 움집, 체험공간 등이 조성된 ‘선사체험마을’과 유적을 발굴해보는 발굴터, 사냥터, 움집에서 1박 2일 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야영마을’ 등이 조성돼 있다. 또한 해양단지로 이주하기 전까지 안말마을의 주민들이 사용했던 당산나무와 우물이 위치한 물발원지 등 오이도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갔던 사람들의 옛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신석기시대 오이도 패총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패총전시관, 오이도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산책하기 좋은 억새길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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