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특별인원점검 긴급명령 하달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북한 국경 경비대 병사들이 마약 밀거래・인신매매에 가담하거나 돈을 받고 탈북을 방조하는 등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해 북한군 당국이 특별한 조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8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경비대 군관(장교)과 사관들은(선임) 군복무기간에 밀수꾼들과 결탁해 인신매매, 마약밀매, 탈북방조 등을 통한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또 “비상경계 근무령이 내려진 지난 21일에도 회령 주민 여러 명이 경비대의 보호 아래 두만강을 건넜다가 중국 변방대에 붙잡혀 북송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회령 지역에서 뇌물을 받은 보위부 군관이 탈북 장면을 카메라 기록에서 삭제하는 등 탈북을 방조한 것이 조사과정에서 밝혀지면서 북한당국이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추운 겨울이 되면서 잠복근무에 나가기 싫어 꾀병으로 군의소에 입원하는 사관이 늘면서 갓 입대한 하전사들만 초소근무에 나가는 것이 문제가 됐다”며 “최근 국경27여단 지휘부에서 동계훈련에 들어가면서 일선경비대의 실태를 긴급 점호해 봤더니 사관의 절반 이상이 휴가를 나갔거나 군의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경경비대의 기강이 해이해지자 지난 26일 북한군 당국은 경비대가 있는 양강도 혜산과 함북 회령지역에 특별인원점검(점호)을 위한 긴급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한국군의 연평사격훈련 당일 북한군에 2급비상경계령이 하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긴급명령이 하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부대를 떠나 휴가 중에 있거나 군의소에서 치료를 받던 일부 군 장병이 부대에 복귀하느라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경경비대는 원래 돈벌이를 목적으로 입대한 군인들이 많다”며 “북한군 당국도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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