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치킨게임으로 격화되면서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으며, 한국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타결전망론에 1~4월 하락
합의 불확실성에 5월 급등
韓지수 2년 만에 가장 높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 되면서 지난달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큰 폭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홈페이지에 나타난 5월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281.11로 집계됐다. 이는 4월 207.09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다만 한국 지수에 대해서는 올해 1월까지만 집계돼 불확실성 지수도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주요 20개국 기사에서 불확실성 관련 단어가 언급된 빈도를 바탕으로 각국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가중평균해 산출된다. 1997∼2015년 평균을 100으로 놓고 기준선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확실성 지수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이슈와도 연관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따라서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다가 무역갈등 악재까지 겹쳐 작년 12월 341.50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1월(288.75)부터 2월 (261.46), 3월(281.03)까지 등락했다. 특히 4월 들어 크게 낮아졌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두고 낙관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전까지 미중 협상이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커진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해빙 분위기에서 5월 초 다시 심해지면서 불확실성 지수가 1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4월까지만 해도 국제기구에서 미중 분쟁이 곧 타결된다는 전망이 정론처럼 받아들여졌으나 5월 들어서는 당초 예상보다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성진 조인에셋 투자자문㈜ 운용대표 역시 “당초 G20때까지 의견 줄다리기는 있어도 그전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일단 지난달 중국에서 거부를 했고, 미국은 관세를 매기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는 “중국 내부에서 굴욕적인 외교라는 인식이 대두되다 보니 내부적 반대로 합의를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작년 12월만 해도 시진핑 주석 단독 결정에 의해 모든 게 이뤄졌는데 지금은 합의에 의한 결정으로 가야되는 구조가 됐다”면서 “현재 실무협상이 없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G20에서의 성과를 기대한다면 협상을 재개하자는 정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는 지난 1월 기준으로 249.44를 기록해 2017년 2월(299.67) 이후 가장 높았다. 지수는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본격화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던 작년 2월에는 71.16까지 낮아졌고,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4월과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개최된 6월에도 불확실성 지수는 전월보다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주요 하방 위험으로 떠오르면서 불확실성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이와 함께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 지수도 함께 상승했다. 지수는 작년 9월 153.96에서 10월 176.21로 오른 데 이어 11월 203.25까지 높아졌다. 12월 들어서는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수출이 12월부터 감소하면서 불확실성 지수가 243.03까지 더 높아졌고 1월에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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