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8

고용 1.6%↑… 인건비 6.4%↑

100대에 인건비 72% ‘편중’

“中企 성장 약화할 가능성 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요 기업의 고용은 소폭 증가하고 인건비는 급격하게 늘어나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건비 상승률이 고용 증가율의 4배에 달해 기업의 '해외 이전' 가속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천대 상장기업의 고용 인원은 총 132만 7383명으로 1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건비는 88조 6153억원에서 6.4% 오른 94조 2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말(고용 인원 129만 219명·인건비 85조 5463억원)과 비교하면 고용이 2.9% 늘어나는 동안 인건비는 10.2%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건비가 고용 증가 속도보다 3.5배 빨랐다.

CXO연구소는 “최근 몇년간 인건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증가분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는 기존 직원들에게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데 쓰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천대 상장기업의 인건비 증가액(5조 6천 487억원)은 연봉 5천만원을 받는 직원을 11만 2천명 정도 고용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실제 고용은 2만 1천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늘어난 고용 인원 가운데 79.3%(1만 6815명)는 직원수 1만명 이상의 이른바 ‘슈퍼 고용기업’에서 새로 채용한 것으로 집계돼 ‘편중’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1000대 상장기업의 인건비 가운데 72.2%, 고용의 62.9%는 상위 100대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존 100대 기업 직원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는 많은 반면 고용 책임은 상대적으로 덜 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익을 많이 낸 대기업이 자사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게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고용을 늘려 경제 선순환 구조로 체질 개선을 꾀하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본다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들이 고용보다 인건비를 큰 폭으로 계속 늘릴 경우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져 사회적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인재가 대기업으로 빠져나가 중소기업 성장이 약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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