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대했던 ‘조문단’ 파견은 안 하기로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전과 조화만 보내기로 했다고 통일부가 12일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북측은 이날 통지문에서 “12일 17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귀측의 책임 있는 인사와 만날 것을 제의한다”며 “우리 측에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인 김여정 동지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그리고 장례위원회를 대표해서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이 나갈 예정이다.
이희호 여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에 직접 참석해 조의를 표했던 만큼 김정은 위원장도 최대한의 예를 갖추기 위해 자신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조화·조전 전달을 위한 대표로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여사는 생전에 김 전 대통령과 함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것은 물론이고, 김 전 대통령 사후에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힘썼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는 정부에 방북 신청을 해 상주였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남쪽 인사가 김정은 부위원장을 만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 2014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에는 북측의 요청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과 함께 개성공단을 찾기도 했다.
이에 북한이 이 여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문단을 파견할지 여부가 관심이 쏠렸으나, 북한은 조문단 대신 조화와 조전으로 이희호 여사에 대한 예를 갖추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