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은진 기자] 할리우드에 ‘찰리 채플린’ 영국에 ‘미스터 빈’이 있다면 한국엔, 영구가 있다. 1986년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해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국민 캐릭터 ‘영구’가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아노> <펄프픽션> <저수지의 개들> <내셔널 트레져> 등 다수의 작품에서 카리스마 연기로 인정받은 세계적인 배우 ‘하비 케이틀’이 마피아의 대부이자 영구의 아버지로 출연해 화제다.

하비 케이틀이 그동안의 진중한 분위기와 달리 촬영 중 애드리브로 구사하며 개그 욕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또 추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등 작품에 대한 열의로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라스트 갓파더>에는 반가운 카메오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950년대 영화 배경과 복고풍 매력의 ‘노바디’ 공연무대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심형래 감독의 특별요청으로 출연, 장면 내 ‘원더걸스’ 이름이 직접적으로 나온다.

한편 <라스트 갓파더>는 3년 정도의 기획과 준비 단계를 거쳐 장소, 섭외, 의상, 촬영 세트 등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 계획보다 2회 차 줄인 33회 차로 촬영을 끝냈다. 또 1950년대 뉴욕거리를 재현하기 위해 ‘디 워’ 못지않게 기술력이 투자됐다. 그래픽과 CG, 미니어처과 3D기술이 화면의 섬세함과 정교함으로 묻어난다.

이번 영화에서 영구는 우리가 잘 아는 영구가 아니다. 한국 영구가 미국으로 가더니 기름이 좔좔 흐른다. 반질반질하게 빗어 넘긴 2대 8 가르마에, 혀에도 버터를 발랐다. “띠리디디리리~” “영구 없다”로 기억되던 영구가 영어를 알아듣고 영어를 구사한다. “영구 없다” 대신 “오케이”를 연신 외친다.

머리도 의상도 언어도 달라졌지만 얼굴의 점과 귀엽게 썩은 앞니만은 그대로 살렸다.

덜 떨어진 행동과 외모, 누가 봐도 모자란 ‘영구(심형래)’. 그가 마피아의 대부인 아버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의 은퇴선언으로 조직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조직의 2인자 ‘토니V(마이크 리스폴리)’는 후계자 자리를 빼앗긴 데에다 영구의 교육을 맡게 된다.


영구는 우연히 라이벌 조직 본판테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하면서 서로의 순수한 마음에 반해 친구가 된다.

자신도 당당한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상가주인들을 괴롭히지만 그런 영구의 횡포가 오히려 히트 상품을 만들며 도시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영구와 카리니파를 못마땅해 하는 본판테 조직의 2인자 비니가 낸시를 납치한 후 이를 카리니파 소행으로 꾸며 조직 전쟁을 일으키고, 음모에 빠진 영구는 뜻하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미스터빈이나 찰리 채플린을 기대하기 보다 영구만의 매력과 순수함을 발견하는 것이 이번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디 워>가 개봉하던 무렵 꺼냈던 <라스트 갓파더>시나리오가 관객의 눈앞에 한 편의 영화로 현실화돼 돌아왔다. <용가리>와 <디 워>에 이어 해외시장의 두꺼운 문을 두드려 온 심 감독은 해외시장에서 후배들의 진출로와 물꼬를 튼 선구자나 다름없다.

103분 간 ‘감독’ 심형래의, 그리고 ‘영구’ 심형래의 매력에 빠져 보라. 오는 29일 개봉.

본 영화에서 마초 역을 맡은 ‘존 피넷’은 “미국에서도 심 감독의 코미디가 먹힌다는 것이 흥미로웠다”며 “코미디는 세계적인 장르”라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가족들을 위한 영화이고, 8세부터 80세까지 누구든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촬영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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