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277개 역에 측정기 840개 설치
박원순 “미세먼지 해결에 최우선” 2775억 편성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역사에서 미세먼지 변화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 역사내 공기질 개선을 본격화한 것이다. 시민 생활 속 가장 큰 불편이자 사회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는 조치다.
1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8호선 277개 전 역사와 전동차에 미세먼지 측정기 총 840개를 설치했다. 대합실과 승강장, 출입구 등 역사별로 2~3개, 호선별로 4개씩 전동차 총 32칸에 달았다.
공사는 측정기로 미세먼지 추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원인을 분석하고, 환기 가동시간을 조정하거나 습식 청소를 실시하는 등 미세먼지 농도를 관리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측정기를 통해 얻은 정보는 공사가 추진하는 3개 분야(역사·전동차·터널) 미세먼지 개선 대책 사업에 대한 전후 효과를 분석하는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집중해야 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예산 낭비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사는 올해부터 전 역사에 초미세먼지(PM-2.5)까지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공기청정기 설치를 본격화한다. 2020년까지 277개 전 역사에 총 4432개(역사당 8~16개) 설치 완료가 목표다. 절반에 해당하는 127개역에 2040대 설치를 연내에 착수한다. 공기청정기 설치로 초미세먼지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공사는 현재 2호선 강남역에 고성능 공기청정기 16대(1역 기준)를 시범 설치·운영하고 있다. 가동 결과 미세먼지는 평균 24.3%, 초미세먼지는 24.4%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공사는 매주 토요일, 역사 내 승강장 노반 바닥과 벽면, 표지판 등에 있는 보이지 않는 먼지를 제거하는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지하철 대청소를 주기적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1호선 전체 10개 역, 4호선 수유역, 5호선 광화문역 등 총 21개 역의 대청소가 끝났다. 공사 측은 277개 전 역사 중 남은 역사에 대한 대청소도 매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미세먼지 측정기와 고성능 공기청정기 설치, 지하철 대청소 등 가능한 기술과 인력을 투입해 지하철 내 미세먼지를 줄여나가겠다”며 “지하철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고 접하는 체감도 높은 공간인 만큼 시민들이 지하철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공기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적극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87회 정례회 개회식에서 2019년도 제1회 서울특별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2조 8657억원 추경 편성과 관련해 “미세먼지 재난과 민생문제 해결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미세먼지는 일상적인 불편함을 넘어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이 됐다”며 “시민들은 체감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시즌제, 녹색교통지역 제도, 생활권 그물망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 등 미세먼지 핵심 배출원 저감 대책에 2090억원, 도로와 터널의 노후 조명시설 교체 등 온실가스 감축에 451억원 등 총 45개 사업에 2775억원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