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학창시절 일진은 훈장이 아닌 주홍글씨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학창시절 일진은 훈장이 아닌 주홍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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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연예인들의 학창시절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 그룹 잔나비의 멤버 유영현은 결국 탈퇴를 했고, 가수 효린도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일관하며 비난을 받고 있다. 연예계에 불어 닥친 ‘학교폭력주의보’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학교폭력’의 해악에 대해 수백번 교육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왔다. 연예인을 희망 직업 1순위로 꼽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바람직하다. 학교 다니며 한 나쁜 짓은 언젠가 드러나게 된다는 교훈도 심어 줬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3년이란 긴 시간을 친구를 괴롭히며 살 수 있는 인성을 가진 자들이 연예인으로 살아가도록 대중이 용인하면 안 된다. 친구 간 사소한 다툼이 아닌 일방적인 폭력으로 3년을 괴롭혔다면 범죄자다. 범죄자가 매스컴에 나와 청소년의 우상이 되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 학교폭력이 교실에서 벌어지면 피해자만 힘든 게 아니라 반 전체 분위기에 악영향을 준다. 무차별 다수가 피해자가 된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JYP 박진영 대표는 “조심하면 언젠가 걸리고,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숨긴다고 숨길 수 없으며, 인생을 세탁한다고 과거를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 없으니 나쁜 짓하지 말고 깨끗하게 살라는 말이다. 연예인들의 학창시절 폭력이 어떻게 그들을 몰락시키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중의 호감으로 먹고 사는 연예인은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서 아무리 교육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아이들이 인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율적으로 조심하는 자체 정화작용이 벌어지고 있다.

피해자의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어 퍼져 나갈 수 있는 SNS가 있어, 자칫 묻힐 뻔한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학교 폭력은 경중을 떠나 가해자는 잊어 버려도 피해자는 트라우마를 안고 평생 살아간다. 학창시절 피해자이며 약자인 아이들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 바람직하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영원히 사회에서 아웃시키고 인성이 좋은 사람이 빛을 발하는 세상이 돼야 한다.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괴롭힌 사람은 절대로 사회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만들어야 한다.

인성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하고 성숙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성이다. 훌륭한 인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인성은 갖춰야 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부족해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를 수없이 본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가정에서 타인을 배려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가정에서 가르침은커녕 부모 자신이 자식에게 모범이 되지 못하는 집안이 많다.

지금 학교는 학생인권조례, 소년법, 아동청소년 보호법 등으로 꽁꽁 둘러싸여 죄를 지어도 벌을 받는다는 인식마저 사라졌다.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행복해야할 시기에 약한 친구를 괴롭히고 피해를 주며 살았다면,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만큼 가해자들도 쓰라림을 맛봐야 공정한 세상이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 언젠가 자신도 피눈물 흘리는 게 인생의 이치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과 ‘인과응보’란 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도 45년 전 중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을 당했다. 당시 우리 반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10cm는 더 크고 수염이 시커멓게 난 골격이 튼튼한 친구가 약한 아이들을 늘 괴롭혔다. 비가 오는 날 교실에서 그날의 타깃은 나였다. 그 친구가 괴롭힐 때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여기서 당하면 끝이다!’란 생각이 들어 내면에 있던 깡을 다 끌어 모아 그 친구에게 저항했다. 교실 뒤편에 있던 긴 우산을 집어 격렬하게 대항했다. 그 후 두 번 다시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학교폭력 가해자의 특징은 약자에게만 강하다.

학교폭력은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 피해자가 어릴 적엔 무서워 신고조차 못하다 성인이 되어 신고할 용기를 내기 때문이다. 효린, 잔나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책임한 짓이고 피해자들이 수십년간 괴로움에 잊지 못한다는 걸 깨닫게 해야 한다. 학교에서 일진이라고 으스대던 시절이 잘나갔다는 훈장이 아니라, 주홍글씨가 된다는 걸 느끼게 해야 한다. 아파트 옥상으로 끌려가 비참하게 맞다 자살하는 아이가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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