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文, 연말까지 내려와라”
단식기도, 국민청원도 예고
NCCK “목사직 사표 내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기총 회장 최초로 시국선언이라는 결단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주사파 정부 때문이다. 어떻게 대통령이 겁도 없이 주사파 간첩인 신영복을 한국의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말을 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사파 사상이 가득 찼다.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 전광훈 목사가 급기야 보수 진영의 전문가들을 동원하면서까지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교계 안팎의 비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약 100명이 넘는 교인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전 목사는 개회사에서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없어질지 모른다 하는 위기감 때문에 며칠전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선 최초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며 “발표의 목적은 하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올 연말까지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가슴에 손을 얻고 양심이 있으면 문 대통령은 스스로 내려와야 한다”며 “발표 후에 많은 찬반 논란이 일었지만 모름지기 개신교계 안에서, 특히나 목회자 세계에서는 제가 하는 것을 90%이상 절대 지지한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 대통령이 가슴에 손을 얹고, 민족과 국가 앞에 결단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청와대 앞에서 1일 단식기도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어 “몇몇 분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 대통령 하야 촉구 청원을 개설하자는 의견도 낸다”며 “만약 1000만명이 하야에 동의를 해서 촛불 시위보다 한명이라도 더 모인다면 문 대통령은 내려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통령 하야 주장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통령 하야 주장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이어 이재오 전 국회의원, 송영선 전 국회의원,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영복 자유네트워크 대표가 각각 나와 대통령 하야 요구가 정당하다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4대강 보 해체는 국가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선 전 의원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이 현재 헌법을 위배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묻고,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정책을 되돌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영복 자유네트워크 대표는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목사는 연일 막말을 쏟아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일엔 한기총 명의로 성명과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한민국이 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가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올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어 7일에는 한기총 네이버 블로그에 ‘국가적 탄압에 대한 성명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일 릴레이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목사의 파격 발언에 정치권 등 교계 안팎에선 전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기총 내부에서조차 전 목사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목사는 그간 극우 성향을 드러내며 정치적 행보를 이어왔다. 이미 네 차례나 기독교 정당을 설립해 총선을 통한 원내진출을 시도해 온 바 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전 목사가 창당한 기독자유당이 62만 표를 얻어 2.6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전 목사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이러한 막말을 쏟아 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기총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자극적인 막말을 쏟아내 본인의 지명도를 한껏 올려놓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개신교계 내부에서는 교회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성명을 통해 “한기총에는 일부 군소 교단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 교회 연합 조직의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며 “한기총은 한국 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을 받은 단체들의 지위 세탁 공간이나, 개인적인 정치 욕망,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돼 버렸다”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통령 하야 주장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통령 하야 주장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있는가?’ 기자회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1

개신교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며 “언론은 더 이상 전 목사의 비상식적 발언에 관심 갖지 말고 무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총회 대의원의 절반이 그에게 “목사직 사표를 내고 정치가가 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한기총은 2010년까지만 해도 소속 교단의 회원 수만 약 1200만명에 달하는 개신교계의 대표적 연합기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2년 이후부터 한기총은 분열되기 시작했다. 금권 선거의 여파와 이단 교단의 회원 인정 여부 등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격렬했다. 결국 70%에 달하는 구성원이 한기총을 탈퇴해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세웠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