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막말’과 ‘기획되고 의도된 말’… 과연 어느 것이 더 해악일까
[천지일보 시론] ‘막말’과 ‘기획되고 의도된 말’… 과연 어느 것이 더 해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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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문재인대통령은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정치권의 통합을 강조하며 갑자기 ‘김원봉 발언’을 했다. 이에 정국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깊숙이 빠져들어 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아니었나 싶다. 국민들은 편향된 정치적 쏠림 현상에 굳이 편승할 필요는 없다. 

먼저 김원봉 그는 누구인가. 약산 김원봉은 독립투쟁의 최선봉에 섰던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이었으며,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였으나 해방 후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서열 3위의 정치인이자 6.25 남침의 선봉에 섰고, 이로 인해 김일성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인물로 요약된다. 즉, 해방 전·후의 삶이 극명하게 갈리는 대표적 인물로 보면 된다.

이처럼 역사에 공과 과를 갖은 대표적 인물을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김원봉에 대한 과는 언급 없이 공 즉,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며 김원봉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을 강조한 데서 오히려 통합이 아닌 갈등을 조장하는 당사자로 전락했다.

무슨 말인가. 그 자리에서 김원봉을 언급하려면 먼저 김원봉에 대한 과를 지적하면서 전몰  장병의 영영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며 추념사의 기본이며 지극히 평범한 예의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이념의 깊은 골을 뛰어넘어 좌와 우도 보수와 진보도 아우르는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역설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피눈물 나는 역사의 상흔을 가진 이들 앞에서 과연 할 소리였던가. 현충일 추념사가 아닌 삼일절 광복절의 축사였다면 또 민간단체에서의 주장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했으리라.

필자도 지난 3.1절 100주년 특별강연을 통해 민족의 독립을 위해 한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의 거목이신 몽양 여운형 선생을 거론하며, 이제는 이념을 넘어 화합의 차원에서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주장한 바가 있다.

금번 문대통령의 추념사에 대해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누가 추념사 초안을 만들었으며, 그 초안은 대통령 본인이 검토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검토했다면 예상되는 반응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특히 문대통령의 성격이나 경력으로 봤을 때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금번 현충일 추념사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충분히 기획되고 의도된 발언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왜 보수와 진보를 넘는 통합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힘주어 강조했을까.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더라도 김원봉 선생에 대한 평소의 주관적 신념을 관철시키려는 계획된 발언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문대통령의 김원봉 선생에 대한 평소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과거 발언이 있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시절, “김원봉의 독립운동 궤적이 백범 김구 선생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김원봉 선생 앞에 술 한 잔 드리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다.

거듭 말하지만, 대통령은 투사가 아니다. 자기의 신념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대통령은 내 생각을 접어서라도 갈라진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켜야 할 무한 책임을 가진 자리라는 인식이 가장 부족한 지도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김원봉의 재조명이 이 어지러운 정치 현실과 경제사정 나아가 외교실정보다 그렇게 중요한 사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통합과 협치의 기로에 선 정치 현실 상황에서 통합을 강조하면서 갈등과 분열의 당사자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대한민국 지도자를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누구에게나 과오는 있다. 그 있는 그대로를 보면 된다. 그것을 내 생각과 기준으로 집요하게 몰아가다보면 왜곡이 되고 거짓이 되며 날조가 된다. 다시말해 각자의 관점에서 보게 놔두면 되는 것이다.

특히 금번 추념사를 통해 대통령이자 국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민과 유가족들 앞에 6.25의 깊은 상흔에 대한 위로와 다짐은 역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참으로 우리 국민들은 자기가 뽑은 지도자의 사상을 검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불행한 국민들인가. 요즘 정치권에서는 여와 야 할 것 없이 ‘막말’이라는 거친 표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그 막말과 기획되고 의도된 말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위험한 것인가를 고민해 보게 된다. 막말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시키는 단순하고 부적절한 표현이므로 반성하고 고치면 된다.

하지만 기획되고 의도된 발언들은 그것이 긍정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만약 다른 목적을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면 반드시 심판 받아야 할 독성이 가득 담긴 독약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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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 2019-06-11 16:45:15
여야당의 통합을 외치면서 저런 발언으로 인해 분열을 조장하게 하다니...진짜 실수가 아닌 평소 신념대로 말한 것이니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