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한국당이 작년에 치러진 6.13지방선거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기구를 거쳐 정상적인 지도부 체제를 갖췄다고는 하나 아직도 국민 여론조사 등에서는 “한국당이 혁신과 반성을 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 그 역할이 중차대한 시기에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라는 중임을 맡는 등 국정운영의 풍부한 경험자이긴 해도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황교안 대표가 지난 100일간 활동한 정치적 실적에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연착륙에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박․비박으로 얽히고설킨 한국당의 고질적 문제에서 중도 입장을 보여온 황 대표는 내부 화합을 다지면서, 대외활동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둬냈다는 것이다. 신임 대표의 리더십 실험 무대가 된 두 곳(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의 4.3보궐선거에서 황 대표는 선거 지원에 올인해 1승1패의 성적이긴 해도 여당보다는 한국당이 입지를 굳힌 것은 사실이다. 또 패스트 트랙 과정에서 불리한 정국 구도를 원외투쟁으로 돌리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력을 강화하는 등으로 보수층을 결집하고 ‘투쟁력에서 약할 것’이라는 인식을 떨쳐내는 데 성공을 거둔 셈이다.

황 대표에게 특별한 귀책사유가 없고, 또 스스로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는 한 그의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 대표 재직 기간 중 숱한 정치적 파고가 따를 테고 21대 총선을 자신의 책임으로 치러야하는 만큼 황 대표에게는 지금보다 더 큰 비전과 리더십이 요구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점을 염두에 둬야할 황 대표는 최근 당 발전과 국민들에게 신뢰와 사랑받는 정당으로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는바, 젊은 세대 우군 세력 만들기와 중도층을 끌어안는 행보에서도 열정을 보이며 보수 인사들과도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취임 100일간 쉴 새 없는 정치 행보를 보인 황 대표가 지난 8일 보수 성향의 문인 이문열 작가와 만남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날 차담에서 이 작가가 황 대표에게 보수 정치의 문제점과 한국당이 나아갈 방향성 등에 대해 조언 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과거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이 작가가 지적한 “(한국당이) 충분한 반성과 자기 정화 없었다”는 고언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 한국당의 쇄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황 대표는 이문열 작가가 토로한 “자유한국당에 지금도 죽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언중유골을 가슴에 새기고 제1야당의 혁신에 박차를 거듭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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