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제지표 또한 어둡다. 올해 1분기 -0.4% 역성장에 이어 5일 발표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서도 ‘-6.6억달러 경상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이는 2012년 4월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한지 첫 마이너스 경상수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 연간지표에 주목해 달라고 언급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4월 경상수지 적자 요인이 미중 무역 마찰과 반도체값 하락 등 ‘외생 변수’가 외국인 배당 송금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만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일시적 요인(외국인 배당)을 제거하면 4월 경상수지가 33억 6천만달러 흑자를 보였다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경상수지나 경제성장률의 전체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분석하고 있는 기관에서 발표되는 내용이라서 현 정책 기조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적표만을 놓고 볼 때에 경제 상황은 불안하다.

정부와 한은에서는 올 하반기에 경기가 개선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경제정책 당사자로서 민간기관의 비관론보다는 정부 처방책, 추경 등 기저효과에 근거를 두고 “약을 먹으면 곧 낫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낙관론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 현장 경제에 관해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체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고, 대내외 투자 여건이 어렵다는 것도 기업인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지금의 경제 현실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가계의 입장에서 볼 때에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민들은 하루빨리 경기가 좋아져 경제적 여유를 찾고 국민생활이 향상되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통일 문제와 경제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해결한다는 질문에서 ‘통일 문제보다 경제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을까? 기업과 국민이 바라는바 대로 정부가 제일 좋은 경제정책을 집행해 경기 하락을 막고 경제적 기저효과를 최대한 살려 국민 불안을 씻어주기 바란다. 각종 경제지표가 어두운데 정부만이 장밋빛 경제를 전망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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