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희토류
[IT 이야기] 희토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두 초 거대강국이 “이번에 밀리면 미래는 없다”라는 배수진을 치며 그 양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세계 각 국은 그 진행상황과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중 간의 경제전쟁에 대한 우리나라의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라는 지극히 당연한 질문은 추후 논의해 보기로 하고, 현재 중국에서는 자신들이 세계 생산량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주요 전자제품, 전투기 등 첨단무기 제조 등에 필수적인 자재로 사용되고 있는 희토류 수출을 금지함으로써, 미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대응적 타격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 같은 배경은 양국 간 최고조의 무역갈등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도, 미국은 자체내에서 소모되는 희토류의 약 80%를 중국으로 부터 수입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며, 중국측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인 맞대응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희토류(稀土類)란 말 그대로 ‘희귀한 혹은 드문 흙’을 의미하며, 하나의 광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셀륨 등 란타넘계열의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 등을 합친 총 17개 원소를 일컫는 용어이다. 이들 각각의 원소들은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적고 희귀해서, 모두 총칭해서 희토류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공통적으로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특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전기자동차, 풍력발전모터,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핵심부품인 합금 촉매제, 영구자석, 레이저소자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다양한 환경분야와 첨단제품에 이용되므로 ‘첨단산업의 비타민’ 혹은 ‘첨단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도 희토류 자체의 매장량이 중국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희토류는 전 세계에 골고루 매장돼 있으며, 특히 브라질, 베트남 등의 매장량도 중국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상당한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생산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희토류 원소를 캐내고, 정제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 때문에 중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에서는 채굴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과정에서 토양파괴가 상당하며, 채굴 뒤 추출과정에서도 강력한 산성물질이 이용되므로 수질오염도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워낙 큰 국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희토류 채굴지역은 사람들의 거주공간과 거의 분리해 한정된 지역으로 채굴 및 정제작업을 실시해 오염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벌써 1년 반도 넘은 이전 시점인 2017년 12월에 이미, 희토류 등과 같은 미국 경제발전과 안보에 필수적인 중대광물 공급 확보방안을 마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들도 희토류의 경제 무기화에 대한 우려를 일찍이 간파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이에 자국 내 희토류 생산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나, 동맹국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한 자원극복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 상황에서 희토류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현재 트럼프를 위시해 브렉시트 등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국우선주의, 배타주의, 보호무역주의의 중대한 실례라는 점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분야에서 누차 지적돼 온 것이지만, 무역을 통해 경제의 큰 틀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희토류 등 자원뿐만 아니라, 독점기술,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경로로 행해지는 국외로부터의 위협에 철저한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자국 우선주의는 지금뿐만이 아니라 영속적인 잠재위협이며, 이를 극복해 가는 것이 바로 각자의 진정한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