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국경관문인 시몬 볼리바르 다리에 몰려든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8일(현지시간) 통행이 재개되자,  4개월만에 국경을 통과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콜롬비아 국경관문인 시몬 볼리바르 다리에 몰려든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8일(현지시간) 통행이 재개되자, 4개월만에 국경을 통과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4개월간 폐쇄했던 국경을 다시 열자 베네수엘라 난민 수천 명이 음식과 약 등 기초 생활필수품을 구하기 위해 콜롬비아 국경에 몰려들었다고 B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극심한 경제 불안에 시달리던 베네수엘라 국민은 생수, 식품과 의약품 등 필수품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인플레이션과 생활필수품 부족 등 경제난 속에서 정국 혼란까지 겹친 베네수엘라는 국민 4명 중 1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BBC가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24%, 즉 700만명은 긴급한 원조와 보호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대상이다. 현재 37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로, 이는 2010∼2012년의 3배에 해당한다고 유엔은 분석했다.

BB 등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은 4개월간 폐쇄했던 콜롬비아 국경을 개방한 8일(현지시간) 생필품 등을 얻기 위해 시몬 볼리바르 국경다리를 건너 콜롬비아 접경도시 쿠쿠타에 들어가는 베네수엘라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부유한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이처럼 위기에 처한 건 기초 생필품난과 올해에만 1000만%가 넘은 인플레이션, 물가고로 하루 500명꼴로 외국에 피난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7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 수는 2015년 말 기준 69만5000명에서 올해 중순까지 전체 인구의 15%인 40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7달 동안 난민 및 이주민 수가 100만명가량 늘었다.

또한 지난 5월 말에 중앙은행이 발표한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3만%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가 경제지표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2월 국제 구호물자의 반입을 막기 위해 아루바, 보네르, 브라질, 콜롬비아 국경을 봉쇄했다.

당시 구호물자 대부분은 마두로 대통령의 반대파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가 생활필수품을 보낸 것으로, 마두로 정권은 미국의 주권 침해를 이유로 구호물자를 거부했다.

미국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후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하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마두로 정부에 군사 물자와 장비를 지원,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UN보고서에 따르면 경제 상황의 위축과 정치적 불안에 허덕이고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은 매일 5천명이 고국을 떠나고 전체 인구의 약 10%인 340만명은 콜롬비아, 코스타리카를 포함해 이웃 국가로 이민했거나 피난민 신세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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