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6

“탄핵 대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황교안 “말의 진의부터 살펴봐야”

“한국당 공식 입장인가” 민주 반발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막말 자제령으로 집안 단속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에서 또다시 막말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데 대해 차명진 전 의원은 “빨갱이”라고 맹비난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원봉이 누구인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 놈”이라며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이보다 反국가적, 反헌법적 망언이 어디 있는가? 그것도 현충일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가!”라고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내가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한국당 뭐하냐?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라며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말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지난 4월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차 전 의원은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앞서 한국당은 자당 의원의 막말 논란이 이어지면서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은 지난 6일 라디오 방송에서 “실효적인 조치를 하려면 다가오는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수밖에 없겠다”며 “그래서 감점 또는 경우에 따라서 공천 배제 원칙에 들어가는 것으로 강한 조치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막말 삼진아웃제에 대해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며 도입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야당은 입이 무기”라며 공천을 배제하는 방안에 대해 당내에서 반발하는 기류가 있다. 게다가 차 전 의원의 막말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실효적인 막말 방지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막말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황교안 대표는 차 전 의원의 막말 논란에 대해 7일 “막말이라고 하는 말부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면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차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석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빨갱이’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명진 전 의원의 입장은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책임을 물었다.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에서 약산 김원봉 선생에 대한 언급에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다”라며 “국민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을 빨갱이라 하면 선출한 국민도 빨갱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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