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하드 알-카타니 대외협력국장 인터뷰
"한국보다 안전한 원전 보유하는 것이 미래의 꿈"

(아부다비=연합뉴스) "원전을 짓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한국 컨소시엄과 거의 100년의 시간 동안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 비록 1년이 지났지만 한국 컨소시엄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첫 원전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ENEC)의 파하드 알-카타니 대외협력국장은 한국의 원전 수주 1주년을 맞아 지난 23일 아부다비 ENEC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한국 컨소시엄의 원전 시공 능력에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한전을 주축으로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포함된 한국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UAE 원전 건설공사를 수주한 뒤 원전 예정지인 아부다비 브라카 현장에서 본공사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다음은 알-카타니 국장과의 일문일답.

--UAE의 첫 원전 건설공사 사업자가 한국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지 오는 27일로 1년이 된다. 지난 1년간 한국 컨소시엄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만족하나.

▲UAE 정부는 원전을 건설키로 결정한 뒤, 이 프로젝트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 선정을 위해 1년 여에 걸쳐 매우 치밀한 검증작업을 진행했다. 우리는 안전기준을 충족시키며 적기준공 능력을 갖춘, 아울러 건전한 재정과 상업적 경쟁력을 보유한 사업자를 원했다. 결국 우리는 한전 컨소시엄이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원전은 수명이 60년에 달해 건설과 운영기간을 감안하면 거의 100년에 가까운 파트너십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이제 비록 1년이 지났지만 한국 컨소시엄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한전 컨소시엄은 지난 1년간 매우 열심히 일했고 우리는 매우 훌륭한 하나의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UAE 원전의 공사기간을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짧은 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완공된 7개 원자로의 평균 공기가 85개월인 반면 UAE 원전은 콘크리트 타설 시점부터 1호기 완공까지 54개월만 소요될 예정이다. 한전 컨소시엄이 당초 예정대로 원전을 적기에 준공할 수 있다고 보나.

▲한전은 한국에서 진행됐던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이미 충분한 적기 준공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공사 일정에 관해서라면 한전은 항상 약속을 지켰다.

한전 외에 삼성건설, 현대건설 등 주요 한국기업들도 UAE에서 오랜 기간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해 오면서 탁월한 시공능력을 과시해왔다.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컨소시엄이 당초 예정대로 프로젝트를 완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의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사업자 선정 이전에도 그렇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한국 원전 현장을 방문했다. 특히 UAE 원전과 같은 모델(APR 1400)을 적용한 신 고리 3, 4호기 건설현장이 인상 깊었다. 방문 때마다 한국 원전의 우수함과 안전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ENEC 임원진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한전 직원들과 더욱 친밀한 방식으로 교감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UAE는 원전 운용 경험이 없어 원자력 전문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전문인력 확충을 위한 대책은.

▲UAE는 지난 40년간 석유, 가스, 전기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유능한 전문인력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는 이들을 원자력 분야 전문인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시키고 있다.

아울러 한전이 UAE의 원자력 인력을 양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한전을 원전 사업자로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UAE 과학기술고(IAT), 칼리파대학을 비롯한 UAE 내 대학들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교육 지원 협약을 맺고 원자력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UAE가 아랍권 최초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요르단 등 다른 아랍국가들도 원전 건설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원전 건설에 대한 아랍권의 높은 관심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IAEA 자료를 보면 아랍권 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원자력에너지가 친 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랍권 국가들이 원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놀라운 일로 생각하지 않으며 행운을 빌 뿐이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기꺼이 아랍국가들의 원전사업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

--UAE에 다음 달 한국군이 파병될 예정이다. UAE 파병안은 한국 내에서 적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당신의 견해는.

▲ENEC은 원전의 설계, 건설,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다. 프로젝트의 현황 또는 한전 컨소시엄과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라면 자세히 말할 수 있지만 한국군 파병 사안은 우리가 논할만한 사안이 아닌 것 같다.

--한국의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UAE와 한국 간 교역관계는 30년 넘게 이어지며 많은 진전을 이룩해 왔다. 이번 원전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고도 장기간 지속되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 협력을 통해 양국은 서로에게 더욱 많은 이익을 안겨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NEC이 꿈꾸는 원전은 어떤 원전인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원전이다. 우리는 한전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한전으로부터 현재 많은 것을 배우고 있지만 미래에 우리의 꿈은 한국의 원전보다 더 안전하고 더 뛰어난 운영능력을 갖춘 원전을 보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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